성숙한 방어기제 12가지 ④
예상 (Anticipation)
민서는 입사 3년 차 직장인이었다. 그녀는 늘 불안에 시달렸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 날, 상사가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맡겼다. 민서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괜찮아, 준비하면 돼." 그녀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민서는 계획을 세웠다. 매일 조금씩 자료를 준비하고, 동료들 앞에서 연습했다. 때론 실수도 했지만, 그때마다 보완했다.
발표 전날, 민서는 거울 앞에 섰다. "난 할 수 있어."
다음 날, 그녀의 프레젠테이션은 성공적이었다. 민서는 미소 지었다. 불안을 피하지 않고 맞서 준비한 덕분이었다.
운동선수가 큰 경기를 앞두고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며 연습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등산을 가기 전 날씨를 확인하고 필요한 장비를 챙기는 것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크고 작은 예상을 통해 불안에 대처한다.
이런 예상은 우리 삶의 든든한 안전장치와 같다. 막연한 두려움이나 불안에 휘둘리는 대신, 구체적인 계획과 준비를 통해 통제감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마치 내비게이션이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미리 알려주듯, 우리는 예상을 통해 앞으로의 여정을 더 선명하게 그려볼 수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앨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 교수는 40년간의 연구를 통해 예상이 가장 성숙한 형태의 방어기제라고 주장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적절한 예상은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불확실성이 큰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예상 능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성공적인 기업가들은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며, 의사들은 수술 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시뮬레이션한다. 학생들이 시험 범위를 미리 파악하고 계획적으로 공부하거나, 직장인이 프로젝트의 잠재적 리스크를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도 건강한 예상의 예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환경 보호 활동이나, 노후를 위한 재무 계획도 예상 방어기제의 사회적 확장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