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방어기제 12가지 ③
이타주의 (Altruism)
수진은 늘 타인을 돕는 일에 열중했다. 자원봉사, 기부, 주변 사람들 돕기까지. 그녀의 삶은 타인을 위한 것 같았다. 하지만 수진의 내면은 공허했다.
어느 날, 친구가 물었다. "넌 왜 그렇게 남 돕는 데 열중해?" 수진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날 밤, 수진은 오랜만에 자신을 돌아봤다. 타인을 돕는 일이 자신의 상처를 피하는 방패였음을 깨달았다.
다음 날, 수진은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거절했다. 대신 오랫동안 미뤄왔던 심리 상담을 예약했다. 수진은 이제 알았다. 진정한 이타주의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타주의(Altruism)는 타인을 돕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불안이나 갈등을 해소하는 방어기제다. 이는 마치 촛불이 자신을 태워 주변을 밝히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돕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나는 이타주의가 성숙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성숙한 면이 있는 양면적인 방어기제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본인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 “아프리카 가서 봉사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멀리한다.
이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심리적으로 큰 문제가 있어서, 봉사를 하면서 계속해서 ‘나는 이들보다 좋은 상황이다’라며 상황을 직면하지 않고 자위를 하는 것이다. 내 경험상 이들은 결국 무의식에 계속해서 상처가 저장되어, 이후에 큰 문제를 일으켰다. 만약 빌 게이츠처럼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이타주의를 실행하는 것은 성숙한 방어기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