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방어기졔 12가지 ①
승화(Sublimation)
강희는 중학교 시절 날마다 싸움을 했다.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기만 해도 주먹이 먼저 나갔다. "쟤는 왜 저러지? 무서워..." 친구들은 강희를 피했다.
고등학교에 간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남자들이 자신보다 잘난 척하는 게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 우연히 복싱장을 지나다가 발걸음을 멈췄다. "너 힘 좋아 보이는데, 한번 해볼래?"
관장님의 말에 강희는 글러브를 꼈다. 링 위에서 강희는 달라졌다. 규칙을 배우고, 상대를 존중하는 법도 알게 됐다. 이제 강희는 전국 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다. 길거리에서 싸움을 하던 에너지는 온데간데없다. 대신 그는 말한다.
"링 위에서 이기는 게 훨씬 짜릿해."
승화(Sublimation)는 성숙한 방어기제의 대표적인 예다. 이는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충동이나 욕구를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마치 화산의 에너지를 지열 발전소로 활용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공격적인 충동을 운동이나 경쟁적인 비즈니스 활동으로 승화시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승화가 문명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인간을 분석하는 6가지 도구’라는 책에 나오듯이 남성호르몬이 높은 경우엔 ‘남들보다 우월해지고 싶다.’, ‘저 건방진놈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고 싶다.’는 감정이 생기게 된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양아치들이 주변 학생들을 괴롭히고, 때리는 행위는 모두 이런 욕구에서 온다. 남들보다 우월하다는걸 보여주는 행위 자체에서 쾌락이 오기 때문에 저런 행동을 한다.
앞서 말했듯이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충동이나 욕구를 생산적 활동으로 전환하는 것이 ‘승화’라고 이야기 했다. 남들보다 우월해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감정을 경쟁적인 스포츠에서 승리함으로써 해소한다거나, 자신이 하는 일을 잘 해서 ‘1등’, ‘업계 최고’가 되려는 행위가 바로 승화이다. 예를 들어, 많은 여자를 만나고 싶은 본능적 욕구를 ‘개그’를 통해서 전국의 여성들을 웃기면서 희열을 느끼는 것 또한 승화의 일종이다. 이는 사회 전체를 이롭게 만들며, 현대 문명의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