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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혐하던 교수로부터 배운 ‘최고의 독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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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혐하던 교수로부터 배운 ‘최고의 독서법’





나는 23살에 입학한 대학을 2년 만에 중퇴했다. 이 글에서는 내가 대학생활 2년간 배운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이야기하려 한다. 그건 바로 '독서법'에 대한 것이다. 



대학 시절 내가 정말 싫어하던 교수가 있었다. 이 교수는 일단 철학과 교수이면서도 기독교인인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독교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은 없지만, 그 당시엔 '철학과 교수는 종교가 있을 수 없다'는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 교수는 태도가 항상 거만했다. 젊은 나이에 정교수가 되었고, 대학 강사들에게 굉장히 갑질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또한, 내가 가장 싫어했던 이유는 1학년 때 '필기 과제'라는 게 있었다. 나는 대학에, 그것도 철학과에 '필기 검사' 따위를 하는 것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적 사건이 있었다. 내 필기 과제는 학과에서 꼴찌였다. 1학기 장학생이었던 나, 그리고 나와 같은 장학생이었던 친구 둘 다 최악의 점수를 맞았다. 둘 다 비교해 보니, 꼼꼼히 필기하지 않고 사유한 것을 바탕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나는 이 필기가 철학과 학생으로서 옳은 필기라고 생각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신 공부 잘하는 여학생들이 하는 '꼼꼼한' 필기 따윈 하기 싫었다. 나는 철학과의 필기라면 무릇 '20가지를 배워도 1가지에 대한 사유를 적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철학과 교수들이 당연히 이런 걸 좋아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나와 같은 1학기 장학생 두 명은, 그 교수에게 따지러 갔다. 



물론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고, 나는 그 교수를 더욱 극혐하게 되었다. 



2학년이 되어 이 교수를 다시 만나게 됐다. 정확히 말하면 도전했다고 봐야 한다. 이 교수는 영어로 철학 수업을 진행하며, 학과 점수를 매우 짜게 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전북대에서 영어로 된 철학 수업을 들을 사람도 적었고, 점수조차 주지 않는데 과제만 미친 듯이 많은 수업을 들을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최소 40~50명이 듣는 학과 수업에서, 이 수업의 학생 수는 10여 명에 불과했다. 



나는 이미 그 당시 책을 미친 듯이 읽고 입학한 상태이고, '22전략'도 실행 중이었고, 과외로 200만 원씩 벌고 있었기에 엄청난 자신감이 붙은 상태였다. 자신감에 차있었기 때문에 그 수업에 도전했다. 그리고 나는 그 수업을 통해서 최고의 학습 방식 중 하나를 습득하게 된다. 



이 교수는 앞서 말했듯이 '미친 과제'로 유명했다. 철학 서적 7권을 다 읽고 이에 대한 주석을 달아와야만 했다. 일반적인 학과 과제가 1권을 읽고 보고서를 내는 것 정도인데, 기본 과제가 '7권을 읽고 제출하기'였다. 



과제의 방식은 간단하다. 철학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표시해 둔 후, 해당 문장을 컴퓨터에 옮겨 적고 주석을 단다. 



플라톤의 《국가》 과제 중 일부 



① 단연코 그건 확실히 다른 것입니다. 친구끼리는 서로에 대해 무언가 좋은 일을 하되, 나쁜 일은 하지 않음이 마땅하다는 게 취지일 테니까요. 


→ 각자에게 갚을 것을 갚는 것이 정의라고 하였는데, 친구끼리는 나쁜 일을 갚지 않아야 한다면 그에 대한 논증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② 그러니까 친구들한테는 잘되게 해 주되, 적들한테는 잘못되게 해 주는 것이 올바름이라는 게 그가 말하는 것일까요?  


→ 각자에게 그런데 그 친구 집단이 사회 안에서 악이라면 서로에게 잘해주는 것도 정의라고 볼 수 있을까? 만약 친구가 살해하는 것을 도와주는 게 친구의 도리라면 그것은 올바름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③ 따라서 누구든 무엇에 있어서 유능한 수호자는 그것에 있어서 유능한 도둑이기도 하오. 


→ 각자에게 정말 그렇다. 해커의 침입을 보호하기 위해서 기업은 해커를 고용하지 않는가? 또한 문을 따기 위해서는 열쇠 주인을 부른다. 그 열쇠 주인은 정말 유용한 도둑이기도 하다. 



④ 누구나 자기가 선량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면 좋아하지만 못된 이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면 미워하는 것 같습니다. 


→ 각자에게 어떤 사람이 반드시 선량하다기 보다는 모두다 주관적으로 판단한다. 만약 누군가가 유영철을 진심으로 선량하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 만큼은 선량할 것이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유재석의 선량함에 대해 공감할지라도 누군가의 주관에 따라 못됐다고 생각하면 못된 사람이 된다. 



⑤ 선량하다고 판단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선량한 사람을 친구로 규정하자는 겁니다. 반면에 선량하다고 생각되긴 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자는 친구로 생각되긴 하나 실은 친구가 아니라고 말씀입니다. 


→ 각자에게 선량하다고 판단될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선량한 사람만을 친구로 규정하자는 건 억지다. 선량하다고 판단되더라도 악한 사람임을 어떻게 판명할 것인가? 또한 우리는 알 수 없는 실제로도 선한 사람을 진정한 친구임을 알 수도 없지 않은가? 구별 자체가 인식적으로 무의미하다. 

 




아래는 이전에 읽은 입시 책 《스터디코드 3.0》의 독서 흔적이다. 




① 학습 계획은 항상 최소 한 학기 이상의 장기 계획을 먼저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이번 주와 오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입시는 최종일 기준으로 잡고, 3년 전체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 인간의 두뇌는 반년 간의 장기 계획을 세워두면, 이 목표를 처리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전략·전술을 세우게 된다. 샤워를 하다가도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고, 잠에서 일어나서 '오늘 무엇을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도 바로 서게 된다. 역시나 효율면에서 좋다. 



계획을 세우는 학생들은 '분량'을 기준으로 세울 것인지 '시간'을 기준으로 세울 것인지 고민한다. 일반적으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초, 분 단위로 공부할 것이라 착각한다. 


→ 최상위권 학생들의 공통점은 시간을 기준으로 공부하기 보다는 '분량'을 기준으로 하루를 보낸다는 점이다. 일 또한 마찬가지다. 오전에 일을 정할 때는 '몇 시간 일 할 것이냐' 보다는 '오늘 할 일'을 정해서 진척시키는 것이 효율에 좋다. 

 



이런 방식으로 적은 글 예시 



요약 


(1) 내가 정말 싫어했던 교수가 알려준 학습법이, 대학시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다. 

(2) 방법은 간단하다. 읽다가 [ ]로 중요 문장을 표기해 둔다. 

(3) 다 읽은 후, 표기된 부분을 컴퓨터 혹은 블로그에 옮겨 적는다. 그리고 내 생각을 적는다. 자연스럽게 다작 다상량이 된다. (많이 쓰기, 많이 생각하기) 

(4) 이 방법은 학습에 있어서 최고의 방법이다. 하지만 좀 귀찮다. 그래서 정말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면 이 방식을 택하고, 귀찮다면 '표기' 정도만 해 두고 그 다음에 복습을 하는 정도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