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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청의 인생공략집

자청이 50 대 50으로 소개팅을 나갔던 이야기 (밸런스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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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년 08월 10일 | 원본




자청이 50 대 50으로 소개팅을 나갔던 이야기 

(밸런스 이론)  





2년 전쯤, 50 대 50 소개팅에 초대받은 적이 있다. 그때 알게 된 여동생이 연락이 와서 만났다. 대화를 하면서 그때의 기억을 회상했다. 그 날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하루였다. 



이 글은 50 대 50 소개팅 1등을 하면서 깨달은 '밸런스 이론'에 대한 이야기다. 



알다시피 나는 2010년 12월 아트라상 사업으로 성공했다. 이 사업의 사업모델은 이별상담이다. 상담비는 39만 원에서 90만 원이고, 하루 15-20명이 상담 신청을 한다. 국내에서 압도적 1위이다. 



내가 아트라상에 대해 소개하면 “그게 뭐예요?”라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정말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이별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구체적 해결책을 주는 서비스이다. 상담사는 지침을 주고, 그 방법을 실행하면 상대방이 매달리거나 연락이 오게 되어 재회를 할 수 있게 된다. 지인들이 "요즘 연애가 고민이야..."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런 일반적인 고민 수준의 상담은 오지 않는다. 



상담에 온 케이스들은 '일반인들이 상상도 하기 힘든 어려운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1-2개월 연락이 차단되어 있거나, 아무리 연락해도 절대 답장이 오지 않는 상황, 상대의 목을 조른 상황, 상대를 칼로 찔러 상해를 입힌 상황 등이 있다. 세상에는 당신이 모르는 정말 다양한 막장 상황들이 벌어지고 있다. 



내가 유튜브를 괜히 은퇴한 게 아니다. 세상에는 상상도 못 할 정신병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내가 유튜브를 그만둔 지금도 나와는 일면식도 없는, 누군지도 모를 3-4명이 "나를 도청하지 말아라! 직원을 시켜서 미행하는 짓을 그만둬라 자청!!"이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연락해 온다. 망상장애의 일종이다.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정도의 연애상담 정도는 매우 쉬운 케이스라, 사실 상담사를 찾을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상담사는 매일 초고난도 이별 케이스를 해결해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별 당사자가 직접 해결하려는 케이스는 10% 수준의 재회율을 보인다면, 상담 시 80~90%까지 확률이 상승한다. 그뿐만 아니라, 다시는 연애로 인해 고통받지 않도록 교육을 시켜준다. 연애에 대한 성숙도가 크게 업그레이드가 된다. 그 다음에 만나는 이성의 수준이 크게 업그레이드된다. 



다시 50 대 50대 소개팅 얘기로 돌아가자면, 소개팅 제안을 받은 나는 호기심이 많아서 한번 해보고 싶었다. 남자는 대부분 고스펙의 사람들이 초대받은 것 같았다. 의사, 전문직, 사업가, 고연봉자 등이 있었다. 



외모 순위를 보았다. 나는 50명 중에 7등 정도라고 생각했다. 

소개팅의 시스템은 간단했다. 3:3으로 총 8번 자리를 옮겨 대화를 한다.



남자는 3명씩 8조로 구성된다. 대화시간은 15분 정도, 총 8번 자리를 옮겨서 여성분들과 대화를 나눈다. 2시간 동안 24명의 여성분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나는 이별상담만 해봤기 때문에, 다른 남자들이 초기에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몰랐다. 보통 데이트는 1:1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다른 남자들을 관찰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그날 살펴보니, 남자들에겐 치명적인 문제들이 있었다. 



1. 이상한 개그드립 

2. 갑자기 철학, 역사 얘기하기 

3. 팔짱 끼고 고자세 

4. 부담스럽게 들이대기 



모든 대화가 끝난 뒤, 자신이 원하는 1순위 2순위를 쪽지로 적어 낸다. 결과적으론 내가 가장 득표가 많았고 1등을 했다. (죄송...) 난 솔직히 자신이 없었는데, 좀 놀라운 결과라 내가 왜 1등이 됐는지 분석을 해 보았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바로 ‘남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밸런스’라는 것이다. 나는 그 모임에서 딱히 특출난 건 없었다. 외모, 학벌, 화법, 나이 등 다양한 항목 중에서 1등인 것은 없었다. 당시 유튜브도 구독자 10만 정도였는데, 그곳에는 나보다 더 유명한 유튜버도 있었다. 그런데 1등이 된 이유는 뭘까? 고민했고 그 정답은 '밸런스'라고 생각했다. 



나는 대화 당시 마이너스 당하는 일 없게만 행동하자고 생각했다. 일단 자리에 앉으면, 그냥 별다른 거 할 것 없이 한 명 한 명에게 ‘어디 사시느냐’ 묻고 한두 번 말을 건 게 전부였다.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들이대지도 않고, 그냥 친절하게만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질문을 했다. 



다른 남성들은 나보다 뛰어난 부분이 많았지만 마이너스 요소도 많았다. 위에서 말한, 쓸데없는 자존심 싸움과 눈치 없는 민감한 질문 등으로 스스로 점수를 깎아먹었다.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 여성이 있어도, 인간 대 인간으로서 존중하며 여러 질문을 했다. 이런 곳에서 팔짱 끼고 무심하게 대하는 건 매우 무례하고 상대를 상처 입히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인간적인 질문을 던졌다. 



'남자의 매력은 밸런스에서 나온다'가 그날의 깨달음이었다. 외모가 뛰어나지만 다른 부분에서 취약점이 있는 것보다 적당히 밸런스가 맞는 남자가 인기가 있다. 엄청 돈이 많은 것보다 적당히 밸런스 있는 남자가 인기가 많다. 나는 딱히 외모가 뛰어난 편이 아니라, 이 결론을 통해 희망을 갖고 안도의 한 숨을 쉴 수 있었다(ㅋㅋ). 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밸런스를 맞추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결론을 지었다. 



여러 유튜브 영상에서 말했지만, 초중고 시절에 나는 항상 매력 꼴찌였다. 새 짝꿍을 뽑는 날은 항상 악몽과 같았다. 여학생들이 나의 새 짝꿍이 된 경우 무조건 울었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혐오의 대상이었다. 



21살 어느 날 책을 읽기 시작했고, 인생의 모든 것은 책이라는 공략집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50 대 50 소개팅을 한 날 기분이 좋았던 건 꼭 1등을 해서가 아니었던 거 같다. 과거 '인생에도 공략집이 있다'라는 믿음이 어느 정도 증명됐기 때문에 한이 풀리면서 행복감을 느꼈던 거 같다. 



이 글을 쓴 김에 홍보도 하나 해야겠다. 10년간 이별상담을 하고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정리한 '남녀 심리'에 대한 모든 것을 정리해 두었다. 내 모든 사고방식의 기저에는 이 사상이 밑받침되어 있다. 




자청이 자식을 낳아 단 한 권의 책만 손에 쥐어 준다면 바로 이 책,  남녀의 본능과 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