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청 계열사에서
당신은 숫자로만 대화해야 한다.
모든 것은 자유입니다. 언제든지 대표에게 기획서를 제출하거나, 챌린지를 걸어도 좋습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면 해외로 2주 동안 휴가를 다녀와도 좋습니다. 업무 중에 20분 산책을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돌아와도 좋습니다.
하지만 대표인 저를 포함하여 모두가 딱 하나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당신은 숫자로만 대화해야 합니다.
비즈니스는 무조건 기승전 숫자입니다. 만약 10인 미만의 사업장이라면, ‘정’으로만 운영이 가능합니다. 저 또한 항상 그래왔습니다. 하지만 현재 100명이 넘는 인원과 일하면서 ‘수치화’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1. 만약 자신이 팀장이나 상사에게 불만을 제기할 거라면, 반드시 수치를 들고 가야 합니다.
단순히 ‘저 열심히 했어요’라고 말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스스로 능률 없이 자위하는 일만 반복적으로 해 놓고, 회사에 월 500만 원씩 마이너스를 내놓고, ‘나는 열심히 했다’고 말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습니다. 이는 현실을 부정하고 자의식의 속삭임에 휘둘리는 것입니다. ‘나는 인생의 주인공이며, 열심히 했으니 나는 이 대우를 받아야 해’라는 자의식의 속삭임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대다수의 가난한 사람, 사업에 실패하는 사람은 일평생 이 자의식의 속삭임에 따라 살아갑니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죠. 특히 멍청한 사업자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는 ‘나는 대단한 사람이고 월급이 높았다고! 정말 멋진 커피를 팔고 있으니 한 잔에 9,000원은 받아야 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의식이 투영되면서 자신의 상품에 대해 ‘내가 시장에선 이 정도 월급 받았으니 최소한 이 가격은 받으면서 일해야 이치에 맞아!’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 입장에선 당신이 얼마나 고생했고, 어떤 우여곡절이 있는지 관심 없습니다. 상품 구매자는 본인에게 상품이 가격이 합리적인지만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생각에 본인이 고생한 것을 상품에 반영합니다. 결국 이 사업자는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생에서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역지사지를 못한다는 점입니다. (메타인지력이 떨어짐.)
만약 행동한 시간만큼 대우받고 싶다면, 육체노동 일을 하면 됩니다. 쿠팡 라이딩 100개 하기, 나사 1,000개 조이기, 건설직 노동 9시간 짐 옮기기 등을 하면 됩니다. 이는 한 만큼 대우를 받습니다. 하지만 사무직 작업, 서비스직 등은 ‘의사결정과 아이디어’가 중요한 직업군입니다. 본인의 아이디어와 행동이 마이너스를 낼 수도 있고, 큰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즉, 성적표는 반드시 숫자로 치환됩니다.
저는 14년간 사업을 해 오면서 실패한 직원을 수없이 봐왔습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의식만 강했습니다. 그리고 ‘숫자’로 말하기보다는 ‘감정’을 앞세워서 말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주장은 “나는 죽어라 했다!”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성적표는 마이너스입니다. 이때, 성공하는 사람들은 ‘아직 내가 모자라는구나. 실력을 처음부터 다시 쌓고 책 좀 읽어야지. 지금부터 뭘 하면 될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패하는 사람들은 오만가지 변명거리를 찾아냅니다. ‘월급이 적어서 내가 동기가 안 생겼을 뿐이야’, ‘A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시장이 좋지 않았어’ 등의 남 탓을 하기 바쁩니다. 왜냐하면, 자의식 다치는 게 싫어서 남 탓으로 전가하는 것이죠. 이래서는 절대 실력이 늘 수 없습니다.
2. 자신이 아무리 잘 해도 대표나 상사가 못난 경우는?
분명히 대표나 상사가 못난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뒤에서 욕만 하기 보다는 ‘제안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자신이 느끼는 현재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적어서 상부에 내야 합니다. 가장 능력 없는 직원은 이 용기도 없으면서 뒷담화를 하거나 정치질을 하곤 합니다. (현재는 큰 평화가 찾아왔지만, 3년 전만 해도 종종 있는 일이었습니다. 또한 대부분 직장인들은 이 정치질 문제에 항상 직면합니다).
불만이 있다면, 상부에 챌린지를 거세요. (숫자도 같이 가져가면 좋습니다). 그럼에도 반영이 되지 않거나 답이 없는 경우, 상부가 무식하거나 당신과 핏이 맞지 않으니 퇴사를 해야 합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퇴사할 용기는 나지 않고 ‘불만’만 가진 채 회사를 다니는 것만큼 한심한 행동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1) 해결책 없는 문제 제기만 할 거라면, 딱 한 번만 하세요. 상부에선 이를 문제라 인식하고 해결하려 노력할 것입니다.
2) 만약 문제 제기를 2~3번 이상 하고 싶다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같이 제출하면 됩니다.
허접하더라도 최소한의 해결책을 적어 내세요. 무한대로 문제 제기를 상사에게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면 됩니다. 상부에선 당신을 인재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종종 멍청하고 자의식만 강한 직장인들은 ‘회사에 대한 문제 제기’만 끝없이 합니다(우리 구성원 중엔 전혀 없지만). 이들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낼 생각은 없습니다. 본인의 초라한 처지, 대우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문제 제기’로 푸는 것입니다.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상사보다 내가 똑똑해’라고 자위하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문제 제기를 했는데도 전혀 집단이 나아지지 않고 대우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상부는 멍청한 것입니다. 당장 그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해야 합니다.
jachung87@gmail.com 저의 직통 메일입니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 직전이라면 저에게 메일을 보내세요. 혼자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기보다, 저에게 메일을 보내세요. 저는 ‘회사’보다는 당신의 행복을 위해 조언할 자신이 있습니다. 제 모든 걸 걸고 약속하겠습니다.
3. 저는 숫자로 대화하는 게 싫어요.
숫자로 대화하는 게 싫다면,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활동을 나가면 됩니다. 아니면 친구들과 수다를 떠세요. 숫자로 대화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건, 마치 축구 시합을 뛰는 사람이 ‘공 말고 다른 걸로 게임해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4. 상사 또한 숫자로 답해야 한다.
부하직원 입장에선 비즈니스나 세무 회계, 사무비용 등에 대해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무조건 회사가 돈을 쓸어간다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비즈니스는 법인세와 여러 비용을 제하고 나면 10억을 벌어도 실제로 남는 돈은 4~5억 수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거의 사기급 회사에 속하며, 대부분 100억 매출 회사는 4~5억이 남으면 성공적인 편입니다.
그래서 부하 직원이 챌린지를 건다면, 이에 대해 이해시키고, ‘왜 이 숫자가 맞는지’에 대해 설득해야 합니다. 또한, 계산기를 두드려 봤을 때 상대에게 더 줄 여력이 있다면, 아낌없이 퍼줘야 합니다.
5. 저는 알바인데도 수치로 대화할 수 있나요?
알바 분은 잠시 몸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이곳에서 일을 더 배우거나, 더 좋은 대우를 바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역시나 ‘제안서’나 ‘아이디어’를 A4용지 1~2페이지로 작성하여 상부에 보내세요. 저한테 보내셔도 좋습니다. 이 아이디어들 덕분에 ‘숫자’가 변화한다면 당연히 대우해 드립니다.
초기엔 이런 아이디어나 제안서가 어설플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 자체가 팀장급에선 ‘인재다.’라고 느낄 확률이 높습니다. 또한 상사로부터 피드백을 받게 될 텐데, 이때 점차 제안서 실력이 늘게 됩니다. 자신이 아이디어가 넘친다면,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들이 있다면 글로 적어 보내세요. 단순히 회사를 위한 것보다도 본인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경험이라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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