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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상품을 파는 사람

리오더 성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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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더 성공의 조건 




앞선 김대리의 이야기에서 같은 리오더에 따른 극과 극의 결과가 나온 이유는 세 가지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리오더 결정 시기가 너무 늦었던 것은 아닐까 의심해 볼 수 있고,

두 번째는 리오더 수량 결정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입니다. 그리고 생산 과정의 문제로 인해 입고 시기가 너무 늦었을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MD가 통제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죠. 리오더 검토 과정부터 납기가 늦을 것이 예측됐다면 아예 진행하지 않았을 테니 말입니다.




리오더는 언제 결정해야 할까?


돌발 상황을 제외하고 나면 MD가 통제할 수 있는 요인은 결정 시기와 수량이 남게 됩니다.



첫 번째 요인인 리오더의 결정 시기는 언제가 적당할까요?

답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입니다.



알다시피 패션, 그중에서도 특히 의류는 판매 시기에 매우 민감합니다. 5~6월에 피크를 찍은 여름옷의 판매는 한여름인 7~8월에는 꺾이게 마련인 것이죠. 아무리 판매 기간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아이템이라도 신상품의 판매 기간은 길어야 6개월 정도입니다.



그리고 리오더 기간은 국내에서 아무리 빠르게 진행한다고 해도 한 달 이상이고 해외에서 진행할 경우에는 두 달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김대리가 3월 초에 출시한 티셔츠는 7월에는 판매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판매 기간은 3월~6월까지의 4개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오더를 진행하는데 한 달 반 정도가 소요된다고 할 때, 한 달 정도 판매를 지켜본 후 4월 초에 리오더를 결정하는 것보다는 2주간의 판매 상황을 보고 3월 중순에 결정하는 것이 판매기간 확보 차원에서 훨씬 유리하겠죠.



그러므로 통상적으로 리오더는 판매 개시 후 2주 이내에 결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실제로 2주 이내에 리오더를 결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리오더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회사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는 행위이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으면 선뜻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빠른 리오더 결정을 위해서는 향후 판매에 관한 정교한 시뮬레이션이 필수적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미적대며 결정을 하지 못하는 의사결정권자를 설득하여 빠른 액션을 취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한 주만 더 지켜보자.'라는 식으로 결정을 미루지 마십시오. 그런 태도는 심사숙고가 아니라 그저 시간만 지연시키는 무책임한 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보고자의 설득 논리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차라리 하지 않는 쪽으로 확실하게 결론을 내주는 것이 부하 직원도 일하기 훨씬 편해지고 회사에도 누를 끼치지 않는 길입니다.




명심하십시오.


리오더는 빠른 의사 결정이 생명입니다.





리오더 수량은 어떻게 정할까?


리오더 수량 결정은 다르게 말하면 판매 수량 예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팔릴지 예측을 해야 얼마나 더 만들지 수량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면 판매 예측은 어떤 식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김대리의 티셔츠를 예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김대리가 출시한 '티셔츠 A'라는 상품은 300장이 입고됐고, 3월 10일까지 10일간 90장 판매되어 판매율 3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얼마나 더 팔 수 있을까요?





10일간 90장이 판매됐으니 일평균 판매는 9장이 됩니다. 그리고 3월 10일부터 7월 말까지 잔여 판매일수는 143일이므로 추가로 판매될 수량을 143*9=1,287장으로 예측한 수치입니다.



지금까지 판매된 90장에 추가로 판매될 수량 1,287장을 더해 1,377장을 7월 말까지의 판매 예측치로 잡고 목표 판매율을 70%로 잡았을 때 리오더 생산 수량은 1,667장이 됩니다.






 



 김대리가 몸담고 있는 브랜드는 지난 3년간 3월부터 7월까지 여름 티셔츠를 모두 10만장 판매했습니다.



 <표1>은 10만장에 대한 주별 판매량이고 <표2>는 전주 대비 증감률입니다.



예를 들어 3월 3주 차의 판매는 3,000장으로 3월 2주 차의 2,000장에 비해 1.5배 수준이라는 의미로 이렇게 하면 판매 추세에 대한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표 3>은 '티셔츠 A' 스타일의 3월 2주 차까지의 판매 수량을 대입했을 때 앞으로의 주별 판매량을 시뮬레이션 한 표로 <표 2>의 전주 대비 증감률을 따른 것입니다.



여기서 구한 주별 예상 판매량을 모두 합하면 2,490장이 나옵니다.



판매율 70%를 목표로 한다면 필요한 총생산량은 3,557장이 되므로 이미 입고된 300장을 제외한 3,257장이 적정 리오더 수량이 됩니다.



물론 위에서 든 예시 두 가지 모두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판매 수량을 예측하여 정확한 생산 수량을 결정하는 것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일이기 때문에 오답의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오차 범위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MD의 사명이고 그 사명에 더욱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두 번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한 시즌의 데이터는 이상 기온이나 심각한 납기 지연과 같은 외적 요인에 의해 왜곡될 수 있지만 수년간의 데이터가 쌓이면 결국 평균으로 수렴하게 됩니다.



3년 동안의 데이터가 축적되었다면 상당한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 해당 아이템의 주별 판매 추세에 따른 시뮬레이션이라면 모범 답안에 상당히 근접한 수치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이고, 의사결정권자도 쉽게 반박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초도 물량 300장이던 상품을 그 10배 이상으로 리오더 하는 결정 앞에 급 소심해져서 수량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합리적인 기준을 갖고 한 수량 예측이기 때문에 공격당할 일은 없지 않을까요?



하지만 아쉽게도 그동안 리오더 수량을 뽑아 오라는 미션에 처음부터 2번 예시와 같은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 답을 구해 온 MD보다는 1번 예시와 같은 방법을 택한 MD들이 몇 배는 많았습니다.



그런 친구들에게 주별 판매 데이터를 내밀면 우물쭈물하다 다시 뽑아 오겠습니다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죠. 공격할 의도는 아니었지만 준비되지 않은 MD들은 가장 만만한 관문인 기획팀장 선에서 걸러지기 일쑤였던 것입니다.



끝판 왕 근처에도 못 가보고 말이죠.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적어도 3년간 본인이 담당하는 아이템의 주별 판매 데이터 정도만 준비한다면 정답까지는 아니어도 유사한 답은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디테일해지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리오더는 양날의 검입니다.



실패한 리오더는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합니다. 일은 일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는, 직장인으로서 가장 짜증 나는 케이스가 될 수 있는 것이죠.



판단은 신중하되 액션은 재빠르게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렵고 어려운 만큼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을 때의 성취감은 더욱 큽니다. 그러니 리오더에 있어서 딱 두 가지만 기억하시고 틀림없이 하시기 바랍니다.



 타이밍과 시뮬레이션


 그게 전부입니다.





❉ Check Point


 1. 리오더 결정은 상품 판매 개시 후 2주 안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리오더 수량은 해당 아이템의 3년간 주별 판매량과 전주 대비 증감율을 바탕으로 판매를 예측하여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