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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판] 악인론

성장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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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성장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당신에게





나는 정신병자일지도 모른다.

당신은 지금 정신병자의 책을 읽고 있다.



어느 날 나는 영화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 숨을 헐떡이다가 극장을 뛰쳐나왔다.

공황장애였냐고? 아니.



나는 「조커」라는 영화를 보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조커의 담당 정신과 의사는

그에게 이런 대사를 한다.





“조커, 벌써 정신과 약이 일곱 알이에요.

더 이상은 위험해요.”



나는 이 장면을 보자마자 영화관을 뛰쳐나왔다.

정신 질환자의 대표 캐릭터인 조커도 일곱 알인데,

나는 이때 이미 열네 알의 정신과 약을 매일 먹고 있었다.



숨을 헐떡이며 지하 주차장에 세워둔 내 차로 돌아왔다.

그러곤 클래식을 틀었다.

패닉에 빠졌던 감정도 잠시,

나는 다시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 인생인가?

비록 향정신성 우울증 약 열네 알을 먹고 있지만

내 현실은 너무나 완벽하다.

또래 남자들보다 열 배는 더 벌고 있고,

나와 미팅을 잡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이 수십 명이며,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있다.’



나는 실성한 사람처럼 히죽히죽 웃었다.





창밖에서 누군가 나를 본다면

아마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어떤가?

나는 이미 완벽한 삶을 살고 있고,

주변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으니까.



이 책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이 책에서 나는 인생을 갉아먹는 존재가 있다면

비록 그것이 부모일지라도 숙청하라고 서슴없이 말할 것이다.



가스라이팅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먼저 가스라이팅하라고 말할 것이다.

당신을 무시하는 사람이라면

가족이거나 친구일지라도 반드시 응징하라고 할 것이다.



아마 ‘선한 영향력’ 운운하며

누구나 상식적인 방법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믿어왔던 독자라면

내 이야기가 무척 불쾌하게 들릴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이것이다.



“인생을 망치는 가장 빠른 길은

성공할 수밖에 없게끔 태어난 사람들이

떠드는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것이다.”



스스로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왜 성공했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어쩌면 그들이 성공한 이유는

단순히 부유한 가정에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은 채로

태어난 것이 전부가 아닐까?



자신이 어떤 공식에 따라 꿈을 이뤘다고 말하지만

그저 선천적으로 높은 지능 덕분에

남들보다 우월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지금까지 이런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감사일기를 적고, 긍정의 말 같은 것들을 외우고,

“할 수 있다!”라고 외치며 성공을 꿈꿨던 사람이라면





이제는 제발 끔찍한 자기 위로를 중단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을 불태울 각오로 노력하지 않는 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백날 듣는다고 해서

인생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은 당신이 더 이상 그들에게

단 1원의 돈도, 단 1초의 시간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내게 이런 질문을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당신의 『악인론』이라는 책도

쓸모가 없는 것 아닌가요?”



불평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속는 셈 치고 이 책을 조금만 더 읽어주기를 바란다.

그래봤자 지금까지 당신이 헛되이 보낸 시간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할 테니까.



욕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