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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수석 상담사 손수현

재회 상담 법인 아트라상 대표 

5만 연애 유튜버 ‘멘탈리환’ 운영

시간당 90만원 상담사 | 9년간 쌓인 수천건의 재회후기 바로가기

9년간 10,527명 상담 

2022 베스트셀러 『악인론』 저자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수십 가지의 생각들이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나는 간신히 말을 내뱉는다.   



“확률이.. 많이 낮습니다. 환불을 도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도움이 못되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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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상담을 신청하고 그녀는 나를 아주 오랜 시간 기다렸을 것이다. 토요일 오후 5시인 상담 시작 전까지, 손수현이라는 이름은 그녀에겐 희망의 상징이었을 것이다. 나는 목요일 아침부터 이 시간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왔다.  



그녀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어떤 이유로 확률이 낮아졌는지를 조심스레 나에게 물어본다. 나는 며칠간 상담 사연을 읽고 분석한 것들을 설명한다. 



내담자의 헤어진 후의 대처가 너무나 좋지 않았다. 헤어지고 1개월정도 된 케이스나 차단된 케이스 따위는 너무나 쉬운 케이스가 되었으나, 반 년이 지나버렸고 그 시간 내내 매달리다 찾아왔다. 너무 늦게 찾아왔다. 거짓말을 할 수는 없으니 솔직하게 분석한 것을 이야기한다. 마음이 더더욱 불편해진다.



아마 그녀에겐 설명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울음 소리는 아까보다 한 층 더 깊어져 있다. 나는 연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다. 그녀는 상담사님이 무엇이 죄송하냐며, 자신이 연애를 잘 하지 못했던 탓이라고 이야기한다. 



너무나도 착한 그 한 마디에 더더욱 가슴이 저릿거린다. 그녀의 행복했던 시절 연애 이야기를 잠깐 짬을 내어 집중하여 듣는 것이 나의 마지막 도리이다. 한복을 입고 했던 경복궁 데이트가 행복했다고 한다. 생생히 그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 나의 마음까지 아프게 한다.



그렇게 통화를 마무리한다. 상담 후 그녀의 상담 일지를 쓰면서도 마음이 조금도 편하지 않다. 



10년 전 내담자 시절 내 사연이 10% 진단을 받았을 때가 또 떠오른다. 강산이 한 번 바뀐 시간이지만, 기억은 여전히 잔인할 정도로 또렷하다. 둘도 없을 것처럼 사랑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한데, 헤어질 때는 ‘서로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너는 좋은 사람이지만 내 마음이 예전 같지가 않아’처럼 어떻게 고작 이런 뻔한 문장들로 마침표가 찍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때 당시에도 이별이 처음도 아니었는데 어쩜 이렇게 이별의 순간만큼은 익숙해지지 않는 건지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탓할 수 없었다. 나를 진단하는 전문가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그저 과거의 나를 돌아보며 좌절했던 시간, 상담 시간 내내 담배 한 갑을 앉은 자리에서 다 피웠던 시간들이 오랜만에 피어오른다. 내 예상과는 달리 전문가가 된다고 해서 오래 전 아팠던 손가락까지 낫는 건 아니었다.



상담사 역시 인간이다. 아무리 객관성을 유지한다지만 사연에 몰입하다 보면 공감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나는 지난 9년간 일주일에 평균 35건의 상담을 하면, 이런 사연을 3 - 4 건은 늘 마주하게 되었다. 그 때마다 나는 심한 갈증을 느꼈다.



‘애초에 헤어지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연애 유지를 잘하면 재회 상담을 받을 일 자체가 없을 텐데...’



이 질문에서 출발하여, 나는 마음 먹고 글을 쓸 준비를 시작했다. 자료조사부터가 시작일 것이다. 다행히 9년간을 상담한 상담 일지들이 모두 데이터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쓸 수 있었다.



나는 당신에게 헤어지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려 한다. 적어도 헤어질 확률을 최소화 시키는 방법이라도 알려주려 한다. 즉, 지긋지긋하게 당신을 괴롭혀왔던 ‘이별’ 과 이별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참고로 이 책에서는 '남자를 더 이해해주세요'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해보세요' 와 같은 알맹이 없는 조언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남자의 심리 구조에 대해 설명하는 파트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는 글이다. 나의 전작들을 구매한 사람이라면 아마 내 말에 신빙성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