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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판] 이별과의 이별, 여자편

헌신하면 헌신짝 된다는 개소리에 대하여

북마크(메모)



내 마음을 아끼고 비싸게 구는 것이 최고라는 착각 


 



마지막으로 이론을 처음 배우게 되면 대부분이 겪는 생각의 오류를 지적할 생각이다. '고자세를 취해야 한다' 라는 말을 '잘해주면 만만하게 본다', '절대 먼저 사과하거나 굽혀선 안 된다'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여자가 있다. 


이 여자는 좋은 남자에 대한 기준이 없었던 스무살,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하던 남자들 중 하나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온 힘을 다해 사랑했지만 남자가 변해가고, 끝내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모습을 보며 큰 상처를 받게 되었다.



그 뒤로 이 여자는 남자의 달콤한 말 따위는 절대 믿지 않기로 다짐했다. 대신 나에게 얼마나 자주 연락하는지, 얼마나 돈을 많이 쓰는지, 얼마나 내 말을 잘 듣고 잘 굽히는지 눈에 보이는 것만 믿기로 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마음은 아끼기로 했다.



한동안은 마음이 편하고 아쉬울 게 없었다. 조금만 남자가 변했다고 생각하면 이별을 선언하고 나를 좋아하는 다른 남자를 만나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점점 더 엄격한 기준으로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것 같은 남자를 찾고자 했다. 



이 여자는 평생 함께할 만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 수많은 남자를 만나보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연애 기간은 짧아졌다. 뿐만 아니라 남자들은 헤어지며 이 여자에게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다. 



'전남친들이 얼마나 너를 떠받들어줬는지는 모르겠다만, 그렇게 살지 마라'


'내 노력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너에게 모든 걸 맞춰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


'한 마디도 져주는 법이 없고, 늘 나만 나쁜 사람이 되는 일도 질렸다’



결국 남자 다 똑같고, 믿을 놈 하나 없다는 생각에 슬퍼졌다. 나의 사랑을 받을 만한 남자는 없다는 생각에 이번 생은 혼자가 답인가?라는 ‘평생 연애하지 않기’ 카드를 만지작 거리며 살아가게 되었다.

 



만약 그동안의 내 모습이 이 여자와 겹쳐 보인다면, 그것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아무도 당신에게 이 책에서 말하는 것들을 알려준 적이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살아온 것뿐이다.



더 이상 마음껏 사랑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저자세와 헌신의 차이를 명쾌하게 구분하면 된다. 





저자세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 내가 나서서 상대방에게 잘 해주려 애를 쓰는 것은 저자세이다. 



헌신


상대와 사이가 좋을 때 잘해주는 건 헌신적이고 플러스되는 태도다.

 



연락, 선물, 사과 모든 게 이 원리로 해결이 가능하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데 연락하고, 선물하고, 사과하고 고마운 줄 모른다며 화를 내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여자' 가 되고 저자세가 된다. 단, 상대방이 원하고 사이가 좋을 때 위와 같이 행동하면 이는 ‘헌신적인 여자’ 가 된다. 헌신적인 여자라는 걸 꼬아서 나쁘게 들을 것 없다. 여자가 헌신적인 남자를 원하듯, 남자 역시 어느 정도는 헌신적인 여자를 좋아한다.



‘잘 모르겠으면 상대방이 들이는 정성의 절반’만 돌려준다고 생각하라. 그리고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과 애정이 부족하다고 서운함을 호소하기 시작하면, 그 때 상대방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고 다시 헌신을 돌려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상대방이 속상해 할 때 사과하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은 저자세가 아니다. 내가 서운할 때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을 떠올려보라. 내 감정을 정확히 알고, 공감해주는 것이다. '너의 마음을 몰라줘서 미안하다' 말해주는 남자친구를 당신은 만만하게 보는가? 아니면 고마워하고 더 사랑하게 되는가? 



마지막으로 다음 이야기를 읽고, 생각해보자.






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소녀를 사랑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고백했고, 그녀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루에 10통 넘는 전화를 했다. 그녀의 반응이 좋지 않다. 


값비싼 선물을 했다. 그녀의 반응이 좋지 않다.


집 앞을 찾아가 몇 시간을 기다렸다. 그녀가 표정 하나 없는 얼굴로 냉랭하게 그를 맞이했다. 


회사에서 힘든 일을 겪었다는 그녀를 위로하며 조언했다. 그녀는 화를 냈다.


소년은 '절망' 했다. 눈물을 머금고 그녀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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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있었다.



그는 한 소년에게 사랑을 고백 받았다. 그녀는 누구보다 기뻤지만 티를 내지 않았다. 그저 늘 지금처럼 나를 많이 사랑해주면 좋겠다고 '희망' 했다.



그에게서 하루에 10통 넘는 전화가 온다. 그녀는 '옛날 남자친구들은 20통씩 했는데 날 별로 좋아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에 무뚝뚝하게 전화를 받았다.



그가 값비싼 선물을 가져왔다. 그녀는 '고작 내 마음을 이런 선물 같은 걸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하고 생각하고 그에게 핀잔을 주었다.



퇴근하고 돌아오던 중 집 앞에 있는 그를 발견했다. 누구보다 기뻤지만, '내가 너무 좋아하면 나를 만만하게 볼 수 있어'라는 생각에 정색을 했다.



회사 일이 너무 힘들어 그에게 전화를 했다. 그가 우물쭈물하며 위로하다가 조언을 한다. '누가 조언을 하라고 했나? 위로를 하라고 했지'라는 생각에 불쑥 화가 치밀었다.



어느 날, 소년이 이별을 말한다. 소녀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오며 생각한다.



'역시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