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사고 9기] 금기의 심리학 챌린지
1주차 (1~7번 미션)
5일차 |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누가 제 말에 반박 좀 해주세요!

제니구

최근에 본 짧은 영상이 하나있다. 배경은 비행기 안. 창밖을 보고 싶어하는 어린 딸을 위해 아이의 엄마는 옆에 앉은 창가 자리 주인인 남자에게 거리낌 없이 부탁한다. 

 

“ 제 딸이 착륙 장면을 너무 좋아해서요. 비행기가 착륙할 때만 자리를 좀 바꿔줄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듣기에, 여자의 물음에는 어느 정도의 당연함이 느껴졌다. - 계획된 연출로 생각됨) 그러자 창가 자리에 앉은 남자는 먹던 과자를 마저 먹으며 아주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잘됐군요! 당신의 딸은 이번 기회로 인생이라는 건 원래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될 테니까요." 

 

이 영상의 제목은 “누가 더 무례한 걸까요?”이다. 아쉽게도 그 영상을 다시 찾아내지 못해 링크를 남기지 못했다. 릴스였는지 쇼츠였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본지 꽤 된 영상이라, 대사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이 영상이 전달하고자 하는 요점은 정확이 기억이 난다. 꽤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누가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서 둘 다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정도로 생각하고 치웠던 것 같다. 

 

나는 극F다. 영상을 보자마자 남자의 태도에 기분이 너무 나빴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보자. 그의 행동이 친절하진 않았지만 무례했다고는 볼 수 없다. 모든 승객에게는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도 될 권리가 있다. 그래도 그렇게 말하는 건 좀 아니지 않냐고? 그것도 따지고 보면, 가만히 지나가는 사람에게 훈계한답시고 입을 놀린 것도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아이의 엄마쪽에서 먼저 말을 걸었고 남자는 그 물음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달한 것 뿐이다. 

 

이렇게 말하긴 싫지만, 무례한 것만 따진다면 오히려 아이의 엄마쪽이다. 자신의 딸을 무기 마냥 앞세워 상대가 맘 놓고 거절도 못할 무례한 부탁을 했다. 그리고 엄마는 딸이 원해서라고 말했지만, 따지고 보면 그건 딸이 원하는 걸 해주고 싶은 엄마의 욕구는 아니었을까? 자신의 딸에게 착륙 장면을 그토록 보여주고 싶었다면, 엄마는 창가자리 예약에 성공했어야 했다. 혹은 지금까지 몇 번의 자리 교체 성공경험으로, 이번에도 엄마는 막연하게,  창가자리 사람한테 또 부탁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을까? (영상 속 엄마의 부탁에서 ‘당연히 해주겠지?’라는 뉘앙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 착각일 수도 있다.)

 

위의 내 의견은 누군가에의해 반박당할 수 있다. 근데 나는 오히려 반박해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말해, 영상 속 남자의 표정과 말투가 굉장히 재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 머리로는 이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다는 게 슬프기까지 하다.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내 글에 대해 명쾌한 반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그 창가 자리에 내가 앉아 있었다면 나는 무조건 자리를 바꿔줬을테니까. 

 

이런식으로, 자신의 의견에 반박이 달리기를 기대하는 태도로 토론에 임하면 어떨까? 싸울 일이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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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인기남 팔구 :D
    2024-07-16 17:20:04
    BEST글 뽑히신거 축하드립니다!!!!ㅎㅎㅎ 배우러 왔어요..ㅎㅎ

    아니 외국인 남자도 보통 인간은 아니네욬ㅋㅋㅋㅋ 상황극이겠죠? 설마 실제일려나...
    그런데 제니구님 말대로 아이의 엄마쪽도 무례한 부탁일 수 도 있겠네요 ㅋㅋㅋ

    MBTI를 떠나서 아이의 엄마는 협상 실패죠. 너무 단순한 멘트와 그 전까지의 남자에게 불편한 행동을 할 수도 있고요. 남자가 거절했을 때의 대답도 생각을 안했다면 문제라고 생각해요.

    거절 했을 때 역이용 했을 때 감성적 멘트를 날려 볼 수도 있구요..

    결론은 저도 창가 자리에 않아 있으면 바꿔줬을거 같아요.

    • 제니구
      2024-07-18 13:51:38
      그쵸ㅎㅎㅎ 누가 잘못했다 잘했다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같아요 ㅎㅎㅎ
      댓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