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제 말에 반박 좀 해주세요!
최근에 본 짧은 영상이 하나있다. 배경은 비행기 안. 창밖을 보고 싶어하는 어린 딸을 위해 아이의 엄마는 옆에 앉은 창가 자리 주인인 남자에게 거리낌 없이 부탁한다.
“ 제 딸이 착륙 장면을 너무 좋아해서요. 비행기가 착륙할 때만 자리를 좀 바꿔줄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듣기에, 여자의 물음에는 어느 정도의 당연함이 느껴졌다. - 계획된 연출로 생각됨) 그러자 창가 자리에 앉은 남자는 먹던 과자를 마저 먹으며 아주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잘됐군요! 당신의 딸은 이번 기회로 인생이라는 건 원래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될 테니까요."
이 영상의 제목은 “누가 더 무례한 걸까요?”이다. 아쉽게도 그 영상을 다시 찾아내지 못해 링크를 남기지 못했다. 릴스였는지 쇼츠였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본지 꽤 된 영상이라, 대사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이 영상이 전달하고자 하는 요점은 정확이 기억이 난다. 꽤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누가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서 둘 다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정도로 생각하고 치웠던 것 같다.
나는 극F다. 영상을 보자마자 남자의 태도에 기분이 너무 나빴다. 그렇지만 냉정하게 보자. 그의 행동이 친절하진 않았지만 무례했다고는 볼 수 없다. 모든 승객에게는 자신의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도 될 권리가 있다. 그래도 그렇게 말하는 건 좀 아니지 않냐고? 그것도 따지고 보면, 가만히 지나가는 사람에게 훈계한답시고 입을 놀린 것도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아이의 엄마쪽에서 먼저 말을 걸었고 남자는 그 물음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전달한 것 뿐이다.
이렇게 말하긴 싫지만, 무례한 것만 따진다면 오히려 아이의 엄마쪽이다. 자신의 딸을 무기 마냥 앞세워 상대가 맘 놓고 거절도 못할 무례한 부탁을 했다. 그리고 엄마는 딸이 원해서라고 말했지만, 따지고 보면 그건 딸이 원하는 걸 해주고 싶은 엄마의 욕구는 아니었을까? 자신의 딸에게 착륙 장면을 그토록 보여주고 싶었다면, 엄마는 창가자리 예약에 성공했어야 했다. 혹은 지금까지 몇 번의 자리 교체 성공경험으로, 이번에도 엄마는 막연하게, 창가자리 사람한테 또 부탁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을까? (영상 속 엄마의 부탁에서 ‘당연히 해주겠지?’라는 뉘앙스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 착각일 수도 있다.)
위의 내 의견은 누군가에의해 반박당할 수 있다. 근데 나는 오히려 반박해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말해, 영상 속 남자의 표정과 말투가 굉장히 재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 머리로는 이렇게 밖에 생각할 수 없다는 게 슬프기까지 하다. 나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내 글에 대해 명쾌한 반박을 내려줬으면 좋겠다. 그 창가 자리에 내가 앉아 있었다면 나는 무조건 자리를 바꿔줬을테니까.
이런식으로, 자신의 의견에 반박이 달리기를 기대하는 태도로 토론에 임하면 어떨까? 싸울 일이 없지 않을까?
아니 외국인 남자도 보통 인간은 아니네욬ㅋㅋㅋㅋ 상황극이겠죠? 설마 실제일려나...
그런데 제니구님 말대로 아이의 엄마쪽도 무례한 부탁일 수 도 있겠네요 ㅋㅋㅋ
MBTI를 떠나서 아이의 엄마는 협상 실패죠. 너무 단순한 멘트와 그 전까지의 남자에게 불편한 행동을 할 수도 있고요. 남자가 거절했을 때의 대답도 생각을 안했다면 문제라고 생각해요.
거절 했을 때 역이용 했을 때 감성적 멘트를 날려 볼 수도 있구요..
결론은 저도 창가 자리에 않아 있으면 바꿔줬을거 같아요.
댓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