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사고 9기] 금기의 심리학 챌린지
3주차 (15~21번 미션)
17일차 | 가난한 건 추억이 되는데, 화목하지 않은 건 추억이 안 됩니다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요.. 지금은 오히려 행복합니다.

장종호

식상하긴 하지만 흙수저였죠. 

부모님께서 학교에 교재비를 납부하는 스쿨뱅킹에 돈이 없었어요.  제가 직접 알바한 돈으로 현금을 뽑았죠. 교무실에 찾아갔습니다. 교재비를 이렇게 현금으로 내는 학생은 제가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담임쌤, 교무실을 방문한 친구들은 제가 현금으로 돈 내는 광경을 봤습니다. 그런데,  더 힘든 일은 따로 있었죠. 

정말 친하다 생각한 친구가 저희 집 망한걸 소문내고 다닌 겁니다. “장종호 집 망해서, 네이버에 매매 올라왔다!!” 라며 저희집이 올라온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줬죠.

 

어머니가 다쳤는데도 병원에 가질 못했을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다행히 쌀은 할아버지에게 받아와서, 김치에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여드름도 정말 심했는데요. 피부과에 갈 돈도 없었고, 화장품을 살 형편도 안됐습니다. 주말, 평일 방과후 매일 알바하느라 친구들과 어울릴 틈도 없었죠.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18살 때, 알바비를 모아서 연기학원을 다니던 제게 원장쌤이 이런 말을 해주시더군요. 

“우린 선택 받은 사람들이다.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야.” 

“왜요?”

“결핍이 모여서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잖아. 결국 우리가 더 잘 살수 밖에 없어. 가난이라는 결핍은 선택된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야." 

 

그땐 그게 와닿지 않았다. “뭔 개소리지?”싶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느끼는 것 같다. 잘 사는 친구들은 지금 나이쯤 되니 오히려 자존감이 떨어지는 걸 목격했다. 

 

왜일까? 돈도 많은데 왜 자존감이 떨어지지? 내 생각엔 하나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게 하나도 없다. 그나마 있는 돈이라곤  부모님을 통해 얻은 재력이다. 오히려 자존심만 쎄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난 가난이라는 결핍 때문에, 세상을 좀 더 이성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떻게? 소소한 성취를 해나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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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S&P
    2024-12-14 21:42:49
    글을 정말 잘 쓰셔서 몰입해서 읽었네요. 종호님 다른 글로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극복하시려는 모습이 정말 진심으로 멋집니다. 진솔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Mandy
    2024-10-03 13:39:44
    이 글을 읽고 생각난 딱 한마디. 멋있어요.
  • jaekim
    2024-07-20 15:28:31
    행복과 자존감을 위해선 지속적인 자신만의 성취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솔직하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나도해줘
    2024-07-17 16:22:18
    결핍은 노력의 촉매제이다
  • 나와사유
    2024-07-08 16:11:22
    내 자존감은 내가 챙긴다:)멋집니다!
  • 유시연
    2024-07-01 14:06:05
    너무 멋진 생각을 가지셨네요!! 마지막 문장이 킬포예요~!!
    • 장종호
      2024-07-20 00:15:52
      시연님~! 댓글 남기신 줄 몰랐는데.. 저번 번개모임때 뵀었죠!!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프드프관리자
    2024-06-18 17:31:00
    와.. 정말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