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요.. 지금은 오히려 행복합니다.
식상하긴 하지만 흙수저였죠.
부모님께서 학교에 교재비를 납부하는 스쿨뱅킹에 돈이 없었어요. 제가 직접 알바한 돈으로 현금을 뽑았죠. 교무실에 찾아갔습니다. 교재비를 이렇게 현금으로 내는 학생은 제가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담임쌤, 교무실을 방문한 친구들은 제가 현금으로 돈 내는 광경을 봤습니다. 그런데, 더 힘든 일은 따로 있었죠.
정말 친하다 생각한 친구가 저희 집 망한걸 소문내고 다닌 겁니다. “장종호 집 망해서, 네이버에 매매 올라왔다!!” 라며 저희집이 올라온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줬죠.
어머니가 다쳤는데도 병원에 가질 못했을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다행히 쌀은 할아버지에게 받아와서, 김치에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여드름도 정말 심했는데요. 피부과에 갈 돈도 없었고, 화장품을 살 형편도 안됐습니다. 주말, 평일 방과후 매일 알바하느라 친구들과 어울릴 틈도 없었죠.
그런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18살 때, 알바비를 모아서 연기학원을 다니던 제게 원장쌤이 이런 말을 해주시더군요.
“우린 선택 받은 사람들이다. 정말 행복한 사람들이야.”
“왜요?”
“결핍이 모여서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잖아. 결국 우리가 더 잘 살수 밖에 없어. 가난이라는 결핍은 선택된 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야."
그땐 그게 와닿지 않았다. “뭔 개소리지?”싶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느끼는 것 같다. 잘 사는 친구들은 지금 나이쯤 되니 오히려 자존감이 떨어지는 걸 목격했다.
왜일까? 돈도 많은데 왜 자존감이 떨어지지? 내 생각엔 하나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게 하나도 없다. 그나마 있는 돈이라곤 부모님을 통해 얻은 재력이다. 오히려 자존심만 쎄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난 가난이라는 결핍 때문에, 세상을 좀 더 이성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떻게? 소소한 성취를 해나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