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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원인 : 그 여자는 왜 다른 남자에게 가버린걸까?

'개인전' 종목의 탈락자들 (1번 ~ 7번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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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파트는 남자가 여자에게 1대 1로 개인적으로 다가갔을 때, 왜 실패하는가에 대해서 7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쇼트트랙으로 치면 '개인전 종목'에서 넘어지는 선수들의 유형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



당신의 상황이 어떠하든, 앞으로 겪는 여자가 어떠하든 큰 틀에서 모두 이 유형으로 설명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물론 자신의 케이스는 특수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주장했던 모든 남자들이 짝사랑, 썸 성공 후기를 남겼던 것을 보면 쉽다.



초반부에 다룰 내용들은 이론적인 내용이 많아 다소 지루할 수 있다. 원래 모든 좋은 대학 교재나 교과서들도 이론 설명 부분이 있는 법이다. 가볍게 패스하며 읽고,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집중해서 읽어도 무방하다.






1번 트랙 : 예선 탈락이라는 착각



지훈은 좌절스러웠다. 그녀는 키 170 미만은 남자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거절당할까 봐 고백도 못했지만 어쨌든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너는 탈락이야'라는 선언을 하는 듯했다. 절친인 상혁은 '난 166이니까 반올림하면 해 볼만하네?'라고 자존심도 없이 유쾌하게 그녀와 함께 웃고 있었다. 바보 같은 녀석. 그래도 위안이 된다. 


1주일 뒤 지훈은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럽스타그램이 올라온 것이다. 다름 아닌 그녀와 절친 상혁이 함께 웃으며 찍은 사진이 말이다.

 


1번 트랙의 선수는 겁쟁이다. 전설적인 선수들의 이름만 보고 기권표를 던져버린 선수다. 브래드버리가 금메달을 딴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일단 참가했기 때문이다. 상담 사례에서도 정말 숱하게 드러나는 케이스이다. 



9년간 여자 내담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처음엔 정말 제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왜 이렇게 제가 빠져버렸을까요?' 라는 한탄을 자주 듣고는 한다. 기권표를 던지지 마라. 일단 스케이트화를 신고, 경기장 위에 서라.



패배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신이 짝사랑하는 사람이 키를 본다, 직업을 본다, 돈을 본다라고 했고, 당신이 그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서 확률이 0%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난이도가 높아지긴 하겠으나, 애초에 쉽게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이 책을 구매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남자로서 참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 물론 뛰어난 외모, 엄청난 재력,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갖췄다면 그에겐 유리한 기회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도 남자는 '다른 가치' 들에서 상쇄가 가능하다.



남자가 바라보는 여자의 매력 포인트는? 크게 네 가지이다. '외모' '성격' '지능' '주도권 관리' 정도다. 특히 여기서 외모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글을 읽는 당신과 내가 이미 남자로 태어나서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여자가 바라보는 남자의 매력 포인트는? 비교적 관대하다. '외모' '성격' '지능' '사회적 지위' '센스' '주도권 관리' '리더십' '높은 자존감' '유머감각' 등 실로 다양하다. 쉽게 말하여 당신이 외모에서 큰 점수를 따지 못한다면, 다른 것들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위 사례에서의 다른 남자는 '유머감각'과 '높은 자존감'으로 '작은 키'를 보완하여 성공한 셈이다.



'이나영이 얼굴 안 본다고 하고 원빈과 결혼한 건 무엇인데요?'라는 질문이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반대 사례도 충분히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개그맨들을 보라. 외모가 결코 뛰어나다고 볼 수 없지만, 자신보다 훨씬 미인들을 와이프로 두는 경우가 많다.



 

'예선 탈락이다'라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키가 아쉬워서' '돈이 없어서' '아파트가 없어서' '직업이 별로여서'와 같은 논리 뒤에 숨지 말아라. 





2번 트랙 : 9층의 남자 오류



민호는 여자를 만나는 데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나쁜 남자가 비교적 인기 있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소개팅으로 한 여자를 만나게 되었고, 첫눈에 반하게 되었다. 하지만, 민호는 이럴 때일수록 여자에게 주도권을 내주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배운 대로 '관심 없는 척하기' '무뚝뚝하게 대하기' '과거 만났던 여자들을 은근히 언급하기' 등을 차례로 행했다. 여자도 관심을 갖는 듯했고, 이대로라면 민호는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민호는 배운 대로 약간의 밀당을 하며  3일 뒤 여자에게 연락을 했다. 4시간이 넘도록 읽지 않는다. 애써 '바쁜가 보다' 하며 생각했지만, 결국 하루가 지나고 보니 카톡은 읽힌 채로 씹혀있다. 민호는 씩씩거리며 내 매력을 몰라본다는 생각에 예의가 없다는 카톡을 보내고, 여자는 차단하며 둘은 영원히 다시 만나지 않게 되었다.

 


2번 트랙의 선수는 직진 코스만 미친 듯이 연습한 사람이다. 유연하게 회전하려면 속도를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데, 막가파로 돌진만 하며 회전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벽에 부딪쳐 끝날 사람이다.



보통 아트라상을 안 지 3개월 차 미만, 또는 '프레임' 에만 초집중하는 남자들이 범하는 실수 중에 하나다. "여자는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이를 들은 남자들은 여자에게 만만하게 보이지 않기 위하여 무관심한 척을 하거나, 인기 많은 척 등을 하면서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전략을 너무나 과도하게 행하는 데 있다. 매력 없고 여자 눈치만 보고 사랑을 구걸하는 남자보단 인기가 있겠으나, 한계가 뚜렷하다. 나는 이를 '9층의 남자 오류' 라 부른다. 층수가 높아질수록 프레임이 높아진다고 쳤을 때, '7층' 정도에 머물러야 이상적인데 너무 과도하게 프레임을 높여 9층으로 가 버리는 셈이다. 여자들은 너무 높은 층수에 있는 남자들에 대해 일종의 방어기제가 있다.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남자에 비해서 '자존심' 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도권 싸움을 심하게 행할 경우 여자들은 당신을 예의 없는 사람으로 분류해버리게 된다. 매력 있는 나쁜 남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성격 나쁜 놈이 되는 셈이다. 또한 ‘나에게 상처를 줄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뒤에서 아주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하지만 9년간 상담을 한 사람으로서, 남자의 초반 주도권 관리를 한 줄로 요약하라면, 그저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예의는 갖추고, 친절하되 상대방을 여자로서 마음에 든다는 것만 오픈하지 않는 게 포인트다.



● 여태껏 만났던 여자들이 예뻤다, 뛰어났다고 직접적으로 자랑하기

 상대방에게 관심 있는 걸 감추기 위해 정색하고 웃지 않기

● 무뚝뚝하게 말하거나, 여자가 말하는 것에 '그건 아닌 거 같은데요' 하며 태클 걸기

 직업적 성취, 돈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자랑하기

● 유학파를 강조하며 어설프게 영어 쓰기(놀랍게도 실제로 많이 등장하는 사연이다)

 유명인과 친구라며 인스타그램 보여주며 자랑하기



만약 당신이 이미 이런 것들이 습관이 들어 있다면, 모두 머릿속에서 지워라. 지붕을 뚫고 9층으로 가게 될 것이고, 그녀는 떠나갈 확률이 크다.


차라리 예의를 갖추고, 밝게 웃으며, 상대방에 대해 인간적으로 궁금함을 가져라. 편하게  질문하고, 잘 되지 않더라도 친구 사이로 좋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게 훨씬 더 유리할 것이라 장담한다. 추가로, 수준 높은 여자들은, 어설픈 기술들을 쓰는 남자들을 이미 숱하게 만나왔다. 그들 중 하나가 되지 말아라.





3번 트랙 : 바보의 사랑 오류



민훈은 너무나 기분이 좋다. 그녀가 남자 친구와 헤어진 이후, 부쩍 연락이 자주 오기 때문이다. 민훈은 이미 1년 전에 그녀에게 고백을 했지만, 그녀는 거절하고 다른 남자와 사귀기 시작했다. 가슴이 찢어졌다. 그래도 헤어졌다니! 이제 민훈에게도 기회가 왔다. 민훈은 진심으로 그녀를 위로해주고, 매일매일 기프티콘과 힘내라는 톡을 보내며 응원했다. 내가 옆에 있다며 넌지시 마음도 다시 표현해본다. 그녀도 고맙다고 하며 기분이 좋아 보인다.


여느 날처럼 주말에 연락을 했더니, 그녀가 좋은 소식이 있다며 얘기한다. 민훈은 '드디어 나에게 마음을 열어주는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떨어진다. '나 남자친구랑 다시 만나기로 했어. 민훈이 너 덕분이야'

 


3번 트랙의 선수는 '기도만 하는 선수'이다. 브래드버리는 실력이 모자라도 스케이트를 타고 빙판 위에 올라서 한 발, 한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3번 트랙의 선수는 '신이 도와주겠지...' 하며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는 유형이다. 우승할 수 없다.



앞서 배운 '9층의 남자 오류'와 '바보의 사랑' 은 반대되는 개념이다. 전자가 과하게 주도권을 잡는데 문제가 있다면, 후자는 주도권 관리를 전혀 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다.



종종 여자들은 말하곤 한다. '나는 남자 진심만 봐'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을 알기 쉽게 남자어로 풀어보자면, '나는 (남자가 매력이 있다는 전제 하에) 진심이 중요해'라고 쓸 수 있다. 이 '진심'이라는 말에 꽂혀서 남자들은 일방적으로 사랑을 표현하거나, 묵묵히 여자를 위해주면 언젠가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다가 벌어지는 참사이다.



물론 가끔가다 '몇 년 동안 나만을 바라봐주는 그 마음에 마음이 열렸어요'라고 말하는 여자들을 미디어에서 접하게 된다. 이는 아주 예외적인 케이스이다. 또한, 막상 이런 사연을 실제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묵묵히 기다리던 남자가 갑자기 마음을 접거나, 주도권을 잡기 시작하자 여자가 그제야 마음이 급해지며 관계가 시작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진실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셈이다.



대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자든 여자든 사람은 자신보다 가치가 높거나 동등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여자에게 무조건적으로 맞춰주고, 계속해서 연락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등의 저자세는 여자의 머릿속에서 당신을 '남자'로 느끼는 스위치를 꺼 버리게 만든다. 위 사례 속의 여자가 잘못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저 남자의 저자세가 '이성으로서의 매력'을 낮게 만들었을 뿐이고, 여자는 무의식 중에 남자를 좋은 친구로 분류하게 되었을 뿐이다. 이 정도가 심할 경우, 아예 여자는 부담을 느끼거나 친구 사이로도 남고 싶지 않아 하게 된다.



앞서 배웠던 '9층의 남자 오류’와 '바보의 사랑'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게 포인트이다. 아마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 적절한 중간선에 대해서 기준을 몰라서 고민해 왔을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꼼꼼하게 다룰 것이다.



 

'바보의 사랑'을 피해 가지 않을 경우 여자는 당신을 착하지만 남자로선 느껴지지 않는 '우정 지대'에 분류하거나, 심각할 경우 부담스러운 존재로 생각하여 인간관계 자체를 끊어버린다.





4번 트랙 : '거절을 위한 거절'



준호는 술을 마시며 '이제 포기한다!' 고 중얼대고 있었다. 친구들은 잘 생각했다며, 준호를 위로해준다. 준호는 벌써 2번의 고백에 실패했다. 차라리 그녀가 연락이 없었다면 준호는 포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포기할만하면 그녀는 연락해온다. 준호의 친한 동성 친구들은 어장관리라며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준호는 결국 그날 밤, 그녀의 연락처를 모두 차단하고 지냈다. 1개월 뒤, 준호는 그녀의 여자 사람 친구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네가 진심인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근데 나라도 그럴 거 같아.."


2번이나 진심으로 고백했는데 진심인지 모르겠다니? 어장관리해놓고 나를 나쁜 놈으로 정치까지 하다니? 준호는 크게 화가 났다. 결국 다시는 연락하지 않았고, 둘은 영원히 이어지지 않았다.

 


4번 트랙의 선수는 마지막 바퀴까지도 자신이 1등이라는 걸 모르는 선수다. 이미 주변 선수들은 다 넘어졌고, 조금만 스퍼트를 내면 골인인데 두려워서 눈을 감아버린 선수다. 거의 다 왔는데 본인만 그것을 모르는 셈이다. 그래서 골인 직전에 포기해 버린다. 쉽게 말해 상황 판단이 안 되는 유형이다. 여자의 마음을 모르는 것이다.



보다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재작년에 다뤘던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내담자는 남자 대학생이었다. 당시 6년 차 상담사였던 내가 보기에도, 남자는 객관적으로 매우 괜찮은 사람이었다. 외모도 나쁘지 않았고, 지적 수준도 높았으며, 회장직도 수행하고 있는 리더십 있는 사람이었다. 남자는 자신을 짝사랑하던 여자에게 고백을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거절당한 것이다. 남자는 믿기지 않아 수차례 고백했으나, 오히려 여자의 마음은 더 닫혀버렸다. 



쉽게 말해, 여자가 남자에게 충분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데도 고백을 거절당한 사연이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는 여자의 '거절을 위한 거절'에 대한 이해가 없었던 것이다. 여자들은 종종 남자가 매우 마음에 들더라도, 무의식적으로 튕기는 행동들을 하게 된다. 그 이유는 다양하다.



'갑자기 불쑥 고백하는 것 때문에 당황스러워서'

'서서히 관계가 진전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고백을 하니 진심 같지가 않아서'

'고백을 허락하면 남자가 자신을 만만하게 볼까 봐'

'기왕 시작하는 거 남자가 자신을 정말 많이 좋아한다는 걸 보고 싶어서(더 진심을 보고 시작하고 싶어서)'



다양한 이유들이 머릿속에 순간적으로 여러 갈래로 떠오르기 시작하고, 이 생각들이 무의식 중에 결합되어 '거절' 이 나오는 셈이다. 그러나 남자는 '나를 좋아한다더니 왜?'라는 생각 때문에 패닉에 빠져, 지속적으로 급하게 고백을 넣어버린다. 그 과정에서 이제는 가장 중요한 주도권이 넘어가버리고, 남자가 갖고 있었던 '매력' 이 사라져 버린다.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위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깔끔하게 존중한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공백을 두는 게 정석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방법이지만, 순간적으로 멘탈이 나간 상황에서 이런 침착한 대처를 하는 내담자는 9년 상담 경력 동안 거의 본 적이 없다. 고수 내담자들도 가장 많이 실수하는 오류 중 하나이다.



 

여자는 종종 거절을 위한 거절을 한다. 이 심리는 '진심을 더 보고 싶어서 고백을 거절하는 것'에 기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거절당한 상황에서 절대 지속 고백을 넣어서는 안 된다. 





5번 트랙 : 눈 먼 봉화꾼의 오류



민규는 대기업의 신입사원이다. 신입 사원 연수에서 알게 된 같은 부서의 동기 여자가 종종 업무에 대해 물어온다. 엄밀히 따지자면 업무 유형도 다르고, 내가 도와줘야 할 의무도 없다. 여자가 매력적이라서 어쩔 수 없이 돕고는 있지만, 호구 잡히고 있다는 생각에 불만도 생긴다. 그도 그런 것이 사적인 연락은 전혀 오지 않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만 나를 찾고 있다.


집에 와서 인터넷에 접속했더니, '잘생긴 남자의 삶' 이란 글이 보인다. 여자들이 쪽지를 내밀고, 연락처를 주며 사적으로 연락하자는 얘기를 듣는 남자의 삶이 보인다. 그 와중에 직장의  그 여자는 또 일로 질문하는 카톡을 보내왔다. 홧병이 나서 컴퓨터를 꺼 버린다. 며칠 뒤, 속상한 마음에 여자 사람 친구와 술을 마시며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그 여자'를 욕하는 한탄을 해본다. 여자 사람 친구는 말한다.


"오빠 바보야?"

 


5번 트랙의 선수는 '눈 먼 봉화꾼'과 같다. 멀리서 여자의 관심이라는 불꽃과 봉화가 피어오르는데, 눈이 멀어 그것을 캐치하지 못한다. 즉, 여자가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데도 그것을 '나를 좋아하는 신호다'라고 알아보는 능력이 부족한 셈이다. 



이 파트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남자와 여자의 본능에 대해 알아야 한다. 강남역을 걸어가는 커플 10쌍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들에게 '누가 먼저 대시했어요?'라는 인터뷰를 한다면, 8, 9쌍은 어디 쪽에서 대시를 했을까? 남자 쪽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이 가능할 것이다.



여자는 기본적으로 남자에 비해 '자존심' 이 강한 존재이다. 여기서 잠깐! 자존심이란 단순히 화를 잘 내고 잘 싸운다는 뜻이 아니다. 연애에 있어서 '자신이 먼저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자제하는 수준을 뜻한다. 



여자들은 자존심이 강하여 아무리 남자를 좋아하더라도 기왕이면 대시를 받고자 하지, 대시를 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의 커플들이 남자의 대시, 여자의 승낙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매우 착하고 순한 여자라고 해도, '대시를 먼저 받고 싶다'는 마음 자체는 동일하다. 



따라서 여자의 선톡, 선 연락은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똑똑한 남자 내담자들도 종종 '저도 그냥 관심 없는 여자라도 아무 생각 없이 가끔 찔러보듯이 여자 역시 그런 게 아닐까요?'라고 반론하지만, 여자의 마음은 남자의 마음과 다르다. 이처럼 자존심이 강한 여자가 선톡 한다면, 이것은 '나에게 관심이 있다' 고 한 번 정도 합리적으로 생각해 볼 만한 여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물론 예외는 존재한다. 여자인데도 남성 호르몬이 강할 경우 먼저 남자에게 적극 대시하는 경우, 아주 자신감이 넘칠 경우 직구를 던지는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당신이 상위 1% 의 매력을 타고 태어났다면, 가만히만 있어도 고백이나 대시를 받은 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짝사랑' 이 아니며 우리가 다룰 영역이 아니다.



 

여자는 평균적으로 남자에 비해 자존심이 강하다. 대시를 하기보다 받고 싶은 본능을 타고 태어났다. 따라서 여자가 선 연락을 한다면, 아무리 공적인 명분을 갖고 있다고 해도 '나에 대한 관심이 있나?'라고 의심해 볼 수 있다.





6번 트랙 : 순서를 잘못 밟는 오류



성준은 어젯밤을 잊지 못하고 있다. 몇 달간 함께 동호회 활동을 했던 사랑하는 그녀와 하룻밤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녀 역시 나를 남자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늦잠을 자고, 저녁쯤이 되었을 때 그녀에게 연락을 넣어본다.


그런데 이게 왜일까? 그녀는 마치 어젯밤이 없었던 일인 양 차가워졌다. 단답으로 답장이 오고, 기분이 안 좋은가 싶어 기운 내라고 보낸 기프티콘은 씹혀버렸다. 성준은 멘붕에 빠져 계속 전화하지만, 그녀는 받지 않는다.

 


6번 트랙의 선수는 금메달을 따고도 국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선수와 같다.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면 인터뷰에서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와 같이 진정성 있는 모습을 덧붙여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연애로 치면, 여자에게 예상보다 일찍 매력을 얻어 관심을 끌었지만, 이후 적절한 대처가 없어 다시 ‘탈락’ 해 버린 사람이다.



보다 심화적으로 알아보자. 각종 유튜브 채널을 보면, 보다 개방적으로 사회가 변화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종종 여자들이 나와서 남자의 잠자리 능력에 대해 얘기하거나, 만난 첫날 스킨십의 짜릿함에 대해서 얘기하는 경우가 꽤 있다. 나쁜 현상은 아니다. 실제로 예전보다 사회는 훨씬 더 많이 개방되었다.



그러나, 당신이 짝사랑하는 그녀와 진정한 사랑을 이루고 미래를 약속하고 싶다면, 순서를 제대로 밟아야 한다. 



매력 확보 - 신뢰감 확보 - 고백 - 스킨십 - 잠자리


이 5단계를 차례로 밟아야 한다. 만약, 스킨십이나 잠자리가 우선되었을 경우 갑자기 관계가 깨어지는 경우가 있다. 



시대는 많이 변했으나 여자가 갖고 있는 본능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여자는 평균적으로 남자에 비해서 보수적이며, 이른 잠자리는 여자를 불안하게 만든다. 이 남자에게 너무 쉽게 스킨십을 허락했다는 생각, 남자가 가벼울 것이다, 떠나갈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남자는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데 여자는 남자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여자는 자존심이 상하게 되어, 남자가 연락을 하게 되었을 때 '나를 가볍게 본다'라는 생각 때문에 연락을 끊어버린다. 이런 경험들을 몇 번 겪은 여자들은 그래서 '확실한 고백' 후에 스킨십을 진행하고자 한다. 당연한 심리이다. 



그러나 너무 어렵게 생각할 이유는 없다. 반대로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여자 쪽에서 관계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남자에게 스킨십을 허락했다는 것은? 이미 당신의 매력은 입증되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때는 여자에게 담담하게 진심을 보임으로써, 여자 역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둘 다 기분 좋게 즐겼던 경우라면 이런 현상은 벌어지지 않는다. 앞서도 말했듯이, 최근의 트렌드는 여자 역시 쿨하게 즐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자 쪽에서 불안해하며 '고백'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나는 그날이 참 행복했어. 한순간 그렇게 되긴 했지만, 너에게 진심이 없는 게 아니야. 정식으로 잘 만나보고 싶어. 너만 허락한다면' 하고 여자에게 확신을 주면 그만이다.





7번 트랙 : 역투자를 기대하는 오류



명준은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짝사랑 그녀와 데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돌아보니 자신이 돈을 80% 이상 사용한 것이다. 분위기 자체는 좋았다. 그녀는 활짝 웃어주었으며, 5시간 넘게 함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무언가 찜찜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요즘 시대에 더치페이도 가능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연락도 일방적으로 명준이 하고 있었다. 명준이 세 번 넘게 선톡을 보내면, 그녀에게 한 번 정도 톡이 오고 있다. 명준은 그녀가 개념 없는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참다 참다가 비판하는 문자를 보내버린다. 사과할 줄 알았던 그녀는, 읽고 답이 없다.


'역시 나쁜 여자였어. 내 진심을 갖고 놀다니...' 오늘도 우울해하며 명준의 하루가 간다.

 


상담에서 종종 내담자들은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 묻곤 한다. 대표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데이트 비용 부담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나는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남자가 7을 써야 하고, 여자가 3을 써야 합니다. 만약 당신의 가치관이 이것과 맞지 않다면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규칙을 어기는 순간, 만날 수 있는 여자분이 굉장히 적어질 겁니다."



참고로 이 책은 어떤 가치관을 주장하는 책이 아니다. 여자의 심리에 대해 알려주고 짝사랑을 이뤄주는 '방법론'에 관한 책이다. 당신의 생각이 더치페이, 또는 극단적으로 상황에 따라 여자가 모두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을 바꿀 생각은 없다. 다만, 나는 진실을 이야기할 뿐이다.



'역투자'는 남자 7 : 여자 3의 비율을 벗어나서 남녀가 서로 딱 맞추어 5 : 5를 부담하거나 반대가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투자'라고 해서 비단 돈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선 연락의 빈도, 장거리라면 먼 거리를 만나러 가는 빈도 등을 모두 포함한다. 



만약 여자가 이미 5 : 5 수준으로 맞춰주고 있다면, 고마운 일이다. 여자는 매우 배려심이 깊은 유형이라 봐도 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역투자를 기대하는 오류'를 갖게 되면,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



쉽게 말하여, 여자가 돈을 3 정도만 부담하더라도, 당신에 대한 마음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역투자를 기대할 경우, '왜 나랑 똑같이 돈을 안 쓰지? 나를 안 좋아하나 보다'라는 착각에 빠져 좋아하는 여자와 사랑을 이룰 기회를 놓칠 위험이 매우 커진다.



왜일까? 여자들이 속물이라고 욕만 해선 안된다. 진화적으로 여성은 남성의 헌신도를 보고 판단하게끔 되어 있다. 이 사람이 나에게 돈을 얼마나 쓰는가, 시간을 얼마나 쏟는가, 장거리임에도 나를 만나러 오는가를 통해서 '나를 사랑하는 것인가'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런 '확인 심리'가 압도적으로 여자 쪽이 높은 편이다.



쉽게 생각하자. 우리가 아름답고 외적으로 잘 관리된 여자에게 본능적으로 끌리듯이, 여자 역시 나름의 기준이 있을 뿐이다. 당신이 크게 거부감을 느낀다면 이 책을 치워버려도 좋다. 하지만, 그렇게 타고난 여자의 본능을 원망하며 시간을 낭비하며 사는 것보다는, '당연한 본능'이라 인정하고 살아가는 게 훨씬 마음도 편하며, 행복해질 것이라 확신한다.






여자에게 역투자를 기대하는 순간, 만날 수 있는 여자의 비율은 크게 낮아진다. 상대방이 당신에 비해 다소 적게 투자한다고 해서 당신에 대한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원래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일수록' 그 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단, 역투자를 기대하지 말라고 해서 남자 10 : 여자 0 수준으로 쓰거나, 여자가 고마워하지도 않는데 무조건적으로 맞춰줘선 안된다. 그때는 여자에 대해 한 번 정도 '고맙다는 인사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라고 가볍게 지적하거나, 투자를 잠시 멈춤으로써 여자를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