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미리보기 실행중입니다.
내 서재

제2장. 원인 : 그 여자는 왜 다른 남자에게 가버린걸까?

버리 이론(Bury theory), 0번 트랙위의 쇼트트랙 선수가 되어라

북마크(메모)


 









9년간 1만 건 이상의 상담을 하며 내가 늘 갖고 있는 철학이 있다. 진정한 심리학자, 상담사라면 책과 이론 밖의 세계를 직접 체험하며, 끝없이 자신의 논리를 현실에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남자의 짝사랑 케이스는 나에게 인생의 숙제와도 같았다. 물론 애초에 여자와 일대일로 만날 수 있는 케이스는 하품이 나올 만큼 해결하기 쉬웠다. 그러나 문제는, 모임에서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으나 사적으로 그녀와 대화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는 남자들이었다. 이들은 애초에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서 나를 찾아올 엄두도 내지 못했다. 내가 대신 빙의해서 도와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거의 매 주말마다 각종 남녀 모임으로 나갔다. 그리고 수많은 남자들을 관찰했다. 몇 년간을 관찰한 결과, 나는 '왜 수많은 짝사랑들이 사적으로 만남 한 번 못 가져보고 실패하는가'에 대해서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버리 이론(Bury Theory)'이다. 이 이론을 창시한 뒤, 나는 모임에서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 한 번 못 붙여본 수많은 남자 내담자들의 승률을 3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것을 더 발전시켜, 일대일 만남에서의 성공 확률 또한 더더욱 공고히 만들 수 있었다. 지금 소개하겠다.



호주에 스티븐 브래드버리라는 쇼트트랙 선수가 있었다. 그는 호주의 국가대표이긴 했으나, 세계 수준과 비교했을 땐 그다지 실력이 좋지 못했다. 심지어 그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선수들은 한국의 김동성, 미국의 오노 등 전설로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결국 2002년 동계 올림픽에서 그의 메달 획득을 예측하는 사람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놀랍게도 모두의 예측을 뒤집고 호주 최초의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었다. 아마 그 시절, 미친 짓거리라고 욕을 먹으면서도 그에게 배팅한 도박사들은 떼돈을 벌었으리라. 그의 원리는 무엇이었을까?



간단했다. 그는 탁월한 전략을 세웠다. 쉽게 말하여 '플러스'를 하는 게 아니라, 남들이 다 '마이너스' 되는 것을 하지 않는 전략이었다. 그는 욕심내지 않았다. 실수만 줄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강력한 우승후보들은 각자가 준비한 '플러스' 전략들을 펼치기에 급급했다.



그 결과, 욕심을 낸 1번 선수가 중심을 잃고 슬라이딩을 해 버렸다. 옆에 있던 2번 선수는 그의 다리에 걸려 넘어져버렸다. 이때다 싶어 치고 나가려는 3번 선수는 2번 선수의 강력한 견제로 뻗은 손에 걸려 넘어졌다. 그런 식으로 차례차례 모든 선수가 넘어졌다. 결국 최후의 넘어지지 않은 한 사람은 브래드버리가 되었다. 그저 '마이너스되는 것만 빼고 달리자' 고 생각했던 브래드버리는 결국 1등으로 골인 지점을 통과해버렸다. 



어떤가? '뭐 버리가 운이 좋았네'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아직 연애 경험이 부족한 것이다. 놀랍게도 나는 거의 모든 모임에서 남녀 관계를 관찰하면, 2022년 한국에서도 '2002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장' 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케이스에서 최후의 승자는 '버리 이론'을 적용한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한다. 



이제 당신의 레이스를 시작할 차례다. 다른 트랙의 어리석은 선수들의 유형을 하나하나 언급할 것이다. 당신이 해야 할 전략은 간단하다. 연애 시장의 브래드버리가 되어, 다른 선수들의 실수와 오류를 '버리'는 것이다. 다른 남자들이 평범한 1번, 2번, 3번 트랙을 타며 서로 싸워댈 때, 당신은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지름길인 0번 트랙을 타라. 쉽게 말해서 여태 물든 이상한 버릇들을 '버리'라는 뜻이다. 



뛰어난 보컬 트레이너들은 각종 기교와 스킬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한다. 수강생에게 든 이상한 버릇을 없애고 고치는데 초반 대부분의 시간을 쓴다. 나는 연애에서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고 본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가장 중요한 파트다.



물론 이 책을 골랐을 시점 당신은 '내가 해야 할 스킬' '적용할 스킬'을 원했을지 모른다. 당연히 중반부터 압도적인 사례와 구체적 대사로 모든 방법을 전수할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넘어지는 다른 선수들을 유유히 지나쳐 '예선'을 통과하는 게 우선이다. 내가 가르쳐 줄 '플러스' 전략들은 그 후에 써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