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친구와 만으로 3년을 만나온 장기 연애 커플입니다^^; 처음엔 서로에게 푹 빠져서 시작한 우리의 연애였지만, 점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심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이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날이 늘어갔습니다ㅜㅜ (다들 이런 과정을 겪으시겠지만..)

특히, 서로의 가치관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이 가장 컸습니다. 그때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서로를 비난하며 말싸움을 하곤 했습니다. 또한 서로의 일상이 바뀌면서 서로 무시하거나 소홀히 대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3년을 만나면서 서로에게 앙금이 많이 쌓였는지, 서로 말만 꺼내면 으르렁거리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지쳐서 거리를 두려고 하면 남자친구는 서운해하고, 서운해하길래 제가 굽혀주면 또 얼마 못가 남자친구가 무심해지거나, 저를 무시한다고 느꼈습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아 헤어져야 하나, 계속 만나야 하나 고민을 한 지 벌써 반 년이 넘은 상태였어요ㅜㅜ 그래서 그냥 누구라도 이 고민을 끝내주면 전재산을 줘도 아깝지 않겠다라고 생각할 때 <연애 유지 여자편> 출간 소식을 구독해서 읽던 아트라상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구매하자마자 페이지를 넘기고 넘겨서 '지반 이론'까지 달려갔습니다. 정말 소름 돋았던 건 잘못된 예시에 있는 문장들이 제가 남자친구한테 정말 똑같이 다 해본 말이었다는 것입니다ㅋㅋ 일주일 전에 싸우고 화해했었는데, 어제 같이 저녁을 먹고 나서 술 한 잔 하는데 남자친구가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하나 했습니다.

"너는 날 좋아하긴 하냐?"라고 묻더라구요. 예전 같으면 그런 질문은 왜 하는건지부터 시작해서 그래서 헤어지자는거야?로 대화가 끝났을 것 같습니다ㅋㅋ 그동안 제가 놓으면 끝날 관계라고 생각했고, 내가 남자친구한테 매달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자친구가 저렇게 말하니까 열이 뻗칠 수 밖에 없었어요.. 여자분들은 제 마음 다 아시죠?


그래서 정말 적혀있는대로 3-5주간 싸우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자비로운 부처님이 됐다는 생각으로 PDF에 나온대로 말해봤어요. 솔직히 제 입으로 이런 말을 해본 건 처음이라 어색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을 하는 순간 저는 남자친구가 저를 만만하게 볼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반응은 제 예상과 전혀 달랐습니다. 남자친구가 우는 모습을 3년 만에 처음 봤습니다..... 진짜 처음에는 상황 파악이 안 돼서 웃을 뻔 했어요

남자친구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니까 패닉이 오고, 또 제가 뭘 잘못했나 싶고 정적이 흐르는 3분 동안 미쳐버리겠더라구요. 동시에 아.. 내가 서운해서 말도 안 하고 구린 표정 짓고 있으면 남자친구도 이 기분을 늘 겪어왔던거구나.. 반성도 하게 됐구요ㅠㅠ 암튼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으면 제가 이런 생각까지 한건지..


3분의 정적 끝에 남자친구가 민망하다면서 속마음을 얘기하더라구요. 사실 자기는 제가 그동안 자신에게 상처준 게 불쑥불쑥 생각나고 미워서 괜히 시비를 걸게 됐는데 제가 맞서 싸우지 않고 자기 마음을 헤아려주니까 너무 부끄러웠다고.. 갑자기 죄책감이 들었다고.. 그렇게 말하더라구요

진짜 저는 싸울 때 아무리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고, 사과하라고 하고, 니가 잘못했다고 얘기해도 죄책감은 커녕 더 큰소리로 화만 내던데 이 글을 쓰면서도 참 신기한 일입니다. 아직 모든 내용을 다 읽진 못했지만, 그동안 제가 연애해왔던 방식과 가치관에 정말 엄청난 변화가 생길 것 같습니다


결국 상대방의 심리를 이해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신나서 달려와서 후기 썼는데, 또 이번처럼 극적인 효과를 보게 된다면 다시 한 번 후기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