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사고 10기] 100대 부자 챌린지
1주차 (1~7번 미션)
(5) 정주영 - 500원으로 510억 빌리기

선택의 순간은 찰나, 그 찰나를 놓치면 너무 아쉬워요

안재홍(68628)

남들이 모두 막았던 그런 경험은 없다. 대부분 주위에선 응원해줬었다. 어쩌면 내 스스로가 남들이 막을만했던 도전들은 피해왔던걸지도, 도전에서조차 남들의 눈치를 봐왔던 걸지도 모른다.

남들이 모두 막았던 유일한 경험은 자전거였다. 지난 5월에, 어린이날 연휴가 낀 주말을 이용해서, 무작정 자전거를 빌려서 학교 기숙사부터 쭉 자전거길을 따라 갔다. 나는 그 와중에도 스스로 감당 가능한 목적지였던 구미까지만 잡았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구미에 도착하자 뭔가 아쉬웠고, 그 아쉬움을 따라 대구로 향했다. 대구에 도착한 다음날 서울로 출발하기로 했었다. 비가 많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뭔가 아쉬웠고, 부모님은 오버하지 말고 서울로 올라오라고 정말 난리가 났었다. 그래도 아쉬웠다. 죄송하다고 말 한마디 드리고 난 계속 달렸다. 70km정도 비 맞으며 창녕까지 갔는데, 비가 너무 많이 오고 주위에 자전거 수리소도 보이지 않고 자전거에서 소리가 너무 많이 나자, 무서워서 서울로 올라왔다. 

거기까지 난 450km를 달려왔었고, 부산까지는 110km밖에 안 남아있었다.

 

서울로 돌아오자, 난 정말 너무 아쉬웠다. 내가 이렇게 아쉬워하는 사람이었던가? 전혀 몰랐었다. 난 정말 아쉬웠다.

하루만 거기서 자고 다음날 자전거 탔으면 어땠을까? 끝까지 갔더라면, 지금의 나는 좀 다른 걸 느끼고 오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게 내 27살의 인생을 의미했던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대구에서 그 비를 맞아가며 70km를 달려봤기에 내가 ‘아쉬워한다’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의 아쉬움이 지금의 나를 움직이게 한다. 선택의 순간은 찰나이고, 나는 앞으론 그 찰나를 놓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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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인생리뉴얼
    2024-10-11 00:27:09
    우리는 모두가 한 번쯤은, 지나간 선택에 대한 후회나 미련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도전을 끝냈던 경험은 그 어떤 선택보다 아쉬울 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가 뛰어난 점은, 아무리 사소한 경험이라도
    그 경험을 반추하고 앞으로의 선택을 더 올바르게 할 수 있는 자양분으로 삼는 능력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나간 경험은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앞으로의 경험은 그 덕분에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