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한 15살부터 31살까지 허리, 어깨, 목 통증을 느꼈다. 무려 16년 간 통증 속에서 보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이었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지냈다. 통증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28살에는 데드리프트를 하다가 허리를 심하게 다쳐서 병원에 갔다. 추간판 탈출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수술 및 시술을 권유하셨다.
하루는 디스크가 터지고 샤워를 하려고 옷을 다 벗었는데, 세걸음도 못가서 허리가 너무 아파 그 자리에 누웠다. 정말 지긋지긋했다. 나는 이때 다니던 중소기업에서 잘린 상태였다. 중소기업에 다니기 위해 구한 작은 원룸에 누워서 생각했다.
세상은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걸까..
직업과 허리 모든 것을 잃고 인생은 바닥에 있었다.
병원에서 수술 및 시술을 받았는지 궁금한 분들이 있을 것 같다. 받지 않았다. 미칠듯한 통증이 있지만 받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병원에 처음으로 갔었는데, 내가 왜 허리가 아픈지 제대로 설명은 안 해주고 주사 놓을 생각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취업 준비를 해야 했기에 진통제만 받으러 갔는데, 하루는 의사선생님이 화를 냈다.
‘아니, 그렇게 아픈데 왜 주사를 안 맞는 거에요??’
황당했다. 주사를 안 맞는다고 하니, 화를 내는 의사선생님도 세상에 있다는 걸 알았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나는 15살 때부터 허리가 아팠다. 물론, 결정적으로는 데드리프트가 내 허리디스크를 터트리긴 했다. 하지만 왜 내 허리가 여태까지 아팠는지, 잘하는 사람은 200kg까지 드는 데드리프트인데, 왜 나는 겨우 40kg을 들다가 이렇게 디스크가 터져버리는 건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의사선생님은 내 질문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나의 어떤 자세로 인해 어떤 근육이 뭉쳤고 어떻게 허리를 관리해야 하는지 전혀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그저 디스크가 터지고 생긴 염증 부위에 주사를 놓아야 한다는 것만 강조했다. 주사 한 번에 약 10만 원이 넘었다. 중소기업에 잘린 나로서는 한번에 10만 원이 넘는 염증 주사를 맞을 엄두가 안 났다. 무엇보다도 이걸 맞고 100% 낫겠다는 확신도 들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병원을 찾았다.
조금 괜찮은 선생님을 만났다. MRI 촬영을 하고 디스크가 어떻게 신경을 눌러서 나를 괴롭히고 있는지, 사진을 통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수술 혹은 시술을 통해 당장 통증은 줄어들 수 있는데, 재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신뢰가 갔다. 그리고 나에게 선택권을 줬다.
수술, 시술, 도수치료 중에 원하는 걸로 하세요
도수치료를 선택했다. 도수 치료 선생님도 친절하고 좋았다. 내가 어떨 때 아픈지 여러가지 방법으로 테스트를 하고 근력 운동을 시켜주셨다. 대체로 코어 운동 위주였다. 나는 낫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따라했다. 하지만 통증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고 50분에 12만 원이라는 가격도 너무 부담이 됐다. 대략 3번 정도 가고 가지 않았다.
이후 5년 동안 디스크 통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혼자 모든 것을 했다. 내 몸이니까 내가 챙기자는 마인드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시중에 나온 유명한 책들은 모두 봤다. 유튜브에서 허리디스크 스트레칭 관련 영상은 모조리 보면서 따라해 봤다. 너무나 낫고 싶었다. 이 지긋지긋한 통증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버드 도그, 한 쪽 다리 비틀기, 아기 자세, 비둘기 자세, 나비 자세, 고양이 자세, 크런치, 다리 찢기, 다리 찢고 정면과 측면으로 숙이기, 서서 허리 숙이기, 아빠다리 하고 허리 숙이기, 레그 레이즈, 플랭크, 턱걸이, 데드리프트, 백 익스텐션 팔 굽혀 펴기.
안 해본 동작이 없다. 노파심에 이야기하지만 위의 동작들을 지금 실행해보는 것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저 동작들 중에는 허리에 좋지 않은 것들도 포함되어 있다. 지금은 단순히 내가 허리를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점만 언급하고 싶다.
정말 허리에 좋은 동작들은 4장과 5장에서 상세한 설명과 함께 다룰 것이다. 같은 동작이라도 척추에 대한 기본 원리와 근육 및 관절에 대한 이해를 하고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대해도 좋다.
이 장에서 이렇게 동작을 수행하는 것을 막는 이유가 있다. 찌릿한 느낌으로 인해 앉아있는 게 여전히 고역이던 시절, 나는 위의 동작들 중 ‘나비 자세’’라는 스트레칭을 하면서 허리디스크를 다시 터뜨리곤 했다.
제대로 된 척추 지식이 없이 무분별하게 운동과 스트레칭을 한 처참한 결과였다. 여러분들은 이런 시행 착오 없이, 온전하게 낫기만 하실 수 있다. 나의 시행 착오를 통해서 여러분이 더 빠르게 낫길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