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나는 흔히 ‘사람을 잘 본다’는 말을 듣는다. 자청이라는 이름으로 성공한 사업가 이미지를 갖고는 있지만, 솔직히 톱 레벨 사업가들과 비교하면 내세울 건 많지 않다. 나는 밑바닥에서 시작해 30대 중반에 100명이 넘는 직원을 이끌며 재미있는 일을 벌이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단 하나,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확신이 있다. 바로 인간 심리를 읽고 행동을 예측하는 능력이다.
내가 이 능력을 얻게 된 결정적 이유는 10년 넘게 상담사로 활동한 경험이다. 시간당 20만 원에서 90만 원을 받으며 1만 건이 넘는 이별 상담을 진행했다. ‘불만족시 무조건 환불’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실제 환불은 1년에 한 건 있을까 말까였다. 상담을 받으려면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했을 정도였다.
이별 상담이 특별했던 이유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과 숨겨진 욕망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서로를 흉기로 위협하거나, 자살 시도를 하는 막장 사연부터 시작해, 보통 사람이라면 절대 꺼내지 않을 깊은 감정까지 나는 다 들어야 했다. 얼굴을 마주 보지 않는 온라인 상담 특성상 내담자들은 더 솔직해졌다. 그리고 나는 끝까지 이야기를 듣고 솔루션을 줬다.
“지금부터 제가 드리는 1, 2, 3번 행동을 차례대로 하시면 상대가 매달리거나 다시 돌아올 겁니다.”
내담자에게는 상대방의 마음을 완전히 돌려놓는 전략적 언어와 행동을 알려주었고, 그 과정에서 나는 ‘인간 심리’라는 가장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별 상담에서의 기술은 사업과 책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는 법을 알았던 나는, 나중에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을 터득했다. 덕분에 2019년에는 단 20개의 영상으로 16만 구독자를 모으고 은퇴했고, 첫 책 ≪역행자≫는 70만 부 판매, 종합 베스트셀러 1위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별 상담에서 ‘상대’를 설득했다면, 책에서는 ‘대중’을 설득한 셈이다.
나는 타고난 사람이 아니다. 사람들은 나를 “원래 사람을 잘 보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곤 한다. 역행자를 읽었다면 알겠지만, 나는 중·고등학생 시절 오타쿠처럼 가상세계에만 살았고, 20살 때 사회에 나왔을 땐 그야말로 찐따였다. 야간대학에 다니며 따돌림을 당했고, 모든 아르바이트에서 사회성 부족으로 탈락했다. 어머니가 극적으로 부탁해 겨우 얻은 영화관 아르바이트에서도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여자 앞에서는 얼굴이 빨개져 말 한마디 못했고, 군대 다녀온 형들에게조차 ‘일 못 한다’는 이유로 무시당했다.
그러니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단순하다. 나는 타고난 재능이 없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달라졌다. ‘끝까지 듣는 사람, 끝까지 말하는 사람’ 같은 대화법 책, 수많은 심리학 책을 섭렵하며 인간 심리를 공부했다. 그러자 기적처럼 사회성이 생겼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결국 나는 책과 글이 인간을 바꾸는 유일한 도구라 믿게 되었다.
사람의 성향은 결국 운명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나 우울증을 자주 겪는 건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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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지 않으면 못 견디는 성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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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연예계는 본질적으로 롱런하기 어려운 직업이다. 나이가 들면 외모와 체력은 떨어지고, 인기는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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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나 동료가 한순간 스캔들로 몰락하는 걸 보면서 스스로도 불안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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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섭외는 줄고, 더 젊고 잘난 후배들이 치고 올라온다. 지속적인 내면의 불만이 올라온다.
뇌는 과거 전성기의 도파민 쾌감을 다시 느끼려 하지만, 다시 경험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세계관이 연예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TV와 매체에서 라이벌을 접하게 된다. 일반인은 일을 그만두면, 어차피 라이벌들과 영원히 볼 일이 없다. 하지만 연예인은 TV만 틀면 라이벌들이 판치고 있으니 비교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 우울과 불안에 시달린다. 운동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재능은 유한하고, 부상과 노화로 인해 무대에서 밀려나면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큰 흐름은 같다.
이렇듯 특정한 성향과 환경은 비슷한 결말을 만들어낸다. 사이버렉카 또한 열등감 + 낮은 사회적 위치 + 높은 방어기제 + 낮은 지능 + MBTI에서 INT 성향의 콜라보로 탄생한다. 양아치 또한 마찬가지로 높은 남성호르몬 + 낮은 윤리성 + 낮은 지능으로 발생한다. 이처럼 인간의 삶은 사실 어느정도 패턴화 가능하다. 나는 이 패턴을 ‘인간을 분석하는 6가지 도구’라는 체계로 정리했다.
나는 지금도 100여 명의 직원과 함께한다. 다른 사업가들은 나에게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잘 뽑냐”, “인사를 어떻게 잘 하냐”라고 묻는다. 실제로 우리 회사는 전국 기업 평점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직원들 역시 인간관계 문제로 나를 찾아오면, 나는 대부분 손쉽게 해결해준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수천 건의 이별 상담에서 이미 인간관계의 거의 모든 문제를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왜 화를 낼까?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단순하다. 자기 감정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열등감이 건드려졌는지, 어떤 트라우마가 자극되었는지 모른 채 상대에게 화를 낸다. 하지만 ‘인간 분석 도구’를 익히면, 그 어떤 행동도 예측 불가능하지 않다. 상대가 막장 행동을 해도 “언젠가 그럴 줄 알았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화를 거의 내지 않는다. 만약 화를 내더라도, 전략적으로 상대에게 주의집중 시키기 위해 화를 낼 뿐, 속으로 화가 나 있는 경우는 드물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곧 나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스스로를 모르는 사람은 의사결정력이 부족하고, 그래서 멍청해지고, 편협해지고, 가난해진다. 하지만 나를 알게 되면 의사결정력이 높아지고, 행복에 가까운 선택을 하게 된다.
내가 정리한 6가지 도구는 단순히 타인을 파악하는 기술이 아니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상대를 알려고 책을 봤는데, 결국 나 자신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17년간 내가 겪은 인간관계, 수백 권의 심리학 서적, 1만 건의 이별 상담, 수백 명의 직원과의 경험, 그리고 종합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만난 수많은 인연에서 얻은 모든 것을 담았다. 당신은 이 책을 통해 타인의 속마음을 꿰뚫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고, 결국 더 행복해질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