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유리멘탈,누가 좀 잡아줘요!
최근 들어 주식시장에 퀀트Quant 투자가 성행했었고, 현재까지도 수많은 트레이더나 투자자들이 퀀트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퀀트 투자의 핵심 개념은 ‘주관을 제거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만을 가지고 전략을 짜서 투자한다.’라는 것인데, 이처럼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에서 감정과 개인의 심리를 제거하는 시도는 끊임없이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퀀트 투자에서도 데이터 편향이나 데이터 양의 한계, 경제 및 산업 사이클이라는 한계점이 있기에 아직도 미완성이라 할 수 있다.
주식 투자에서 심리학이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며, 어떤 경우에는 투자자를 삼켜버릴 정도의 괴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심리게임은 카드 게임이라 생각한다. 카드 게임에서 패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승리할 확률은 증가할 것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카드 1장을 들고 있는 사람과 카드 10장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이 판 돈을 걸고 한 게임에서 싸우게 된다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며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퍼센트나 될까. 확증편향을 제거하고 좀 더 논리적으로 사고할 확률이 높은 쪽은 어느 쪽일까.
같은 논리로 주식 투자에서 주어지는 카드를 살펴보자.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카드는 투자자가 보유한 ‘현금’이다. 이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나, 오늘부터 투자를 시작하기로 한 개미투자자에게나 같이 적용되는 심리,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보호막이 된다. 아래 그래프를 살펴보자. 최근 30년간의 S&P 500 지수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다.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을 그리고 있지만, 거의 매년 단기적으로라도 하락장Bear Market은 형성되었고, 현금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적절히 추가매수를 하여 평단가를 낮춘다던가, 투자금을 높일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심리적 압박감을 더욱 느끼고는 속이 메스꺼워 들고 있던 주식마저 처분했을 것이다.
(출처 : yahoo!finance)
현금이라는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은 이처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줄 뿐만 아니라, 분할매수를 통해 앞으로 있을 상승장Bull Market에서의 수익을 더 높여줄 방법이기도 하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다음으로 살펴볼 카드는 전 파트에서 언급했던 레버리징과 관련된 ‘부채율’이다. 레버리징은 부채를 활용해 지렛대 원리로 자산을 증가시킴으로써 투자수익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참고로 자산은 자본과 부채의 합이다. 물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의 레버리징은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그 한도를 정하는 것은 개인의 판단이나, 데이터에만 의존하는 퀀트 투자에서 활용되는 파산확률을 활용하면 다음과 같다.
투자에서 차익을 남길 확률을 80%라 가정하고, 투자금을 총자본과 같게 설정한다면 파산할 확률은 약 25%로 계산된다. 좀 더 보수적인 투자자라는 가정하에 투자금을 총자본의 절반으로 설정한다면 파산확률은 6.3%로 대폭 감소한다. 그러나 레버리징을 활용해 총자본의 2배를 투자금으로 설정하여 매매한다면 파산확률은 50%로 높아진다. 즉, 통계학적으로 2명 중 1명은 파산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총자본 | 투자금 | 부채율 | 파산확률 |
100 | 50 | 0% | 6.3% |
100 | 100 | 0% | 25.0% |
100 | 200 | 100% | 50.0% |
파산확률 = [{(2-2×승률)/(2×승률)}(총자본/투자금)]×100(%)
최근에 엄청난 대출을 통해 자산을 증폭시켰다는 이야기를 온라인상에서나 주변을 통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미수나 신용으로 과도한 레버리징을 통해 매매해오던 투자자들이 불마켓에서 베어마켓으로 넘어갔을 때 엄청나게 많은 투자금을 손실하고 다시는 주식시장으로 돌아오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도한 레버리징은 불마켓에서는 욕심에, 베어마켓에서는 조급함에 불을 지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따라서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금 비중을 자산의 최소 20%~50%는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에서 차지하는 부채율을 최대한으로 낮춰라. 그 방법만이 당신을 심리적 압박감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며, 주식시장에서 평생 살아남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될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에 인간은 여러 가지 지적 수단을 발전시켜왔지만, 감정과 심리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 워런 버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