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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직장을 다니든 매번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세상에 사연 하나 없는 사람 없고, 다들 삶의 고통을 일정 부분 묻어두고 산다는 점이다. 사람이란 끊임없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그지 같다고’(이게 어감이 더 살지 않는가), 내 일이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고, 힘든 상사가 있다고… 사람들은 저마다 말을 해도 충분히 안전한 대상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곧잘 한다. 그렇게 자신의 고민과 고통, 아픔, 슬픔을 털어놓고 위로받는다.



나는 마음이 힘든 날은 개인 SNS에 회사 욕을 쓰곤 했다. 투정을 부리거나 신경질적인 글을 올렸을 때 나의 상황에 분노해주는 지인의 반응이 당시의 나에게는 꽤 큰 위로가 되었다. ‘아니 내 상황이 이 정도까진 아닌데…’하며 삶의 생채기를 남기기도 했다.



내가 마음 놓고 회사 욕을 내 SNS에 썼던 건 물론 회사 사람들은 철저히 차단된 ‘비밀계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SNS는 나름의 힘겨웠던 내 직장생활의 비밀 아지트처럼 존재하며 제 역할을 해내 주었지만, 하루 10시간이 넘는 근무, 어디까지 내려놓아야 할지 모르는 삶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공개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나뿐 아니라 대부분이 비공개적인 목소리를 내기에, 광고인의 삶은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야근으로 악명높은 광고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알았다면 나는 그때 같은 선택을 했을까? 물론이다. 하지만 마음의 각오는 단단히 다지고 입사했을 것만 같다. 먼저 겪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옛말에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듯, 광고회사라는 돌다리를 두드려 보는 길잡이 역할이 되길 바란다.



광고회사의 삶은 너무나 힘들지만 일에서 오는, 대체할 수 없는 충족감과 행복이 있었기에 여전히 나는 광고회사의 길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좋은 팁이 되거나, 공감되거나, 충고가 되거나, 혹은 재미있었으면 한다.




2023년 3월 새로운 봄을 기다리며

광고길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