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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설계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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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설계란 무엇일까?




진부한 질문이지만, 업무 중 벽에 부딪힐 때 상기합니다. 초안을 그리고서 아쉬움이 남을 때, 어디서부터 수정해야 할지 막막할 때, 안개 속으로 걸어가는 기분입니다.



이쪽 용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합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개념을 더하고 빼니 그럴 필요가 생깁니다. 이제 화면 설계라고 하지 않습니다. UI(User Interface), 혹은 UI 설계라고 합니다. 사용자(User)가 Computer와 상호작용(inter-)하기 위해 얼굴을 맞대는 장소(face)가 화면입니다. Inter-에는 'Interaction', 즉, 상호작용이란 의미도 있습니다.



이 책을 쓸 때 모든 외래어를 영어로 작성했습니다. 그러는 것이 어설픈 한글 발음 표기보다 명확할 테니까요. 이 책이 누군지 모를 분과 화면 설계 혹은 UI 설계 사이에서 여러분을 돕는 Interface입니다. 명확도가 높을수록 좋습니다.



화면 설계서는 Digital Media 기획의 최종 산출물이고, 구현 Part와 사전 합의되고 의사결정자 확인을 받은 내용으로 정리된 소통용 문서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Monitor 앞에 있습니다. 수시로 그렇게 합니다. 이 창을 열고 다시 저 창을 열고 Scroll을 내립니다. 수십 ~ 수백 종의 화면 혹은 UI를 경험합니다. 저는 직업이라서 UI를 볼 때 품평도 쉼 없습니다. 



Project에 투입되어 요건을 확인하고 바로 PowerPoint를 엽니다. 다른 과정 없이 화면 설계를 진행해도 문제없습니다. 어떤 화면도 Prototype을 잡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사용자에게 익숙한 화면은 거기서 거기고, 상품의 종류만 달랐지, Catalogue Page도 거기서 거기입니다. 차별화는 상품(제품 혹은 서비스)으로 하는 것이고 소통은 Marketing에서 합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취급 상품이 다르지, UI가 다르지 않습니다. 가로 2단 혹은 세로 3단입니다. 3단은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습니다. 몇 년 전부터 시원시원한 면 분할이 대세입니다. 가독성을 높이고, 빠르게 읽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미적미적하지 않음은 연애와 같은 모양입니다. 여백이 늘어나 Text, Image, Multimedia에 대한 집중도가 올라갑니다. 



그렇게 화면 설계를 마치고, Part 검토 전에 살펴봤습니다. 내용만 바꾸면 어떤 상품에라도 사용할 수 있겠습니다. 더 상세히 들여다봤습니다.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된 Contents 흐름은 없습니다. 정보가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습니다. 각 화면의 최적화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B 화면에서 A Service에 포함된 Contents 혹은 기능이 연결되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필요하니까 추가한다는 논리입니다. 기획 Part 검토에서도 크게 책잡히지 않았습니다. Design Part에 이관합니다.



Design이 잘 나와서 "멋있다"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제 평가는 아니지만, 문제없이 진행됐음에 안도합니다. 이렇게 Project를 마칩니다. 회식에 가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풉니다. 다음 Project도 크게 문제없습니다. 이상한 고객만 만나지 않으면 말입니다.



사실, 이상한 고객은 분명히 있지만, 이상한 고객은 없습니다. 당시엔 반감만 올랐습니다. 나중에 동료, PM을 통해 내가 이상한 사람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고객이 맞았습니다. 대학 졸업 후 바로 회사에 입사한 사람이, Outsourcing 전문가보다 Digital Media를 보는 안목이 정확했습니다. 이쪽 경험은 없고, 우리 업계 용어도 모르지만, 제작하려는 Digital Media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사용자들이 제공될 Service에서 했으면 하는 행동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수십 ~ 수백 가지 Digital Media를 보며 품평도 했다는 전문가는 할 말을 잊고 이상한 고객이라며 감정이 흔들렸습니다. UI 설계에 관한 이론적 무장도 해체됐습니다. 우리 기획을 밀고 나갈 때 써먹던 이론 한 줄 이야기할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그 이상한 고객이 진짜 UI 전문가일지 모릅니다. 



이제 저는 구현할 사업을 설명해 줄 사람이 필요한, 이 사업에서는 어떤 정보를 어떻게 인지시켜야 한다고 알려줄 사람이 필요한 그런 전문가였습니다. 화면만 그릴 줄 알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그 고객을 만나고 알게 됐습니다. 



고객과 사업적으로 소통이 되고, 그 소통된 내용을 UI로 표현하고 Digital Media Service로 풀어낼 수 있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그것을 Design, Publishing, 개발의 언어로 전환해 요건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진짜 학습을 시작한 계기가 피가 철철 흐르는 경험이었습니다.



집과 사무실 책꽂이의 자기 계발 서적은 모두 중고 서점에 팔았습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아픈 기억의 상기가 아니라, '다행이었다, 그런 이상한 고객을 만나 다행이다'라는 말입니다. 다시 시작할 계기를 찾아낸 자신을 볼을 두드리고 어깨를 쓰다듬으며 칭찬했습니다. 더 큰 다행은 기획 Assistant일 때 이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제 행운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진상과 긍정을 구별할 수 있습니까? 이제부터라도 진짜 학습을 시작할 마음이 있습니까?



이 책의 내용은 공부한 내용을 복기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반영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Project를 수행하며 고민하고 벽에 부딪힌 후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한 답을 찾은 과정입니다. 실무에서 Information Architecture를 적용할 시간이 있을까? 아니, 그게 뭔데 해야 하나? 개발자들이나 할 Sequence Diagram을 왜 기획자가 알아야 하나? 등의 의문이 들 것입니다. 하지만, 기획자는 깊고 넓은 시야가 있어야 합니다. 각 분야의 언어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사업에 대해 이해하고, Designer에게 전달하고, Publisher에게 설명하며, 개발자와 협의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기획 Assistant, 기획 Leader, Project Manager, 사업 개발을 모두 경험한 사람의 일기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암묵지를 글로 옮긴 것도 있어서, 모든 것이 명확하고 딱 떨어지게 작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여러분 앞에 출간한 이유는 전하려는 것입니다. 전하는 내용이 여러분의 기반 혹은 경험이 되고, 그 기반을 밟고 여러분이 자신의 방법을 찾으리라 생각합니다. 15년 넘게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여러분도 달리고 계시겠죠? 언제나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가브리엘의 오보에






기획     가브리엘의 오보에

글쓴이  가브리엘의 오보에

편집     가브리엘의 오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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