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경험한 블로그 간접수익, 이런 것까지 가능하다고?
필자는 10년 이상 유지해온 수익형 블로그를 가지고 있다. 누적 글 수 1600개 이상, 누적 조회 수 400만 이상의 블로그로 그간의 기록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일종의 공개된 일기장이다.
처음부터 수익형 블로그를 만들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대세의 흐름에 따라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싸이월드 블로그로, 싸이월드 블로그에서 네이버 블로그로 이동을 했다. 싸이월드 블로그 시절에도 필자가 쓴 글이 종종 메인에 노출되며 조회 수나 유입수가 나쁘지 않았으나 피부로 느껴지는 싸이월드의 몰락과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네이버 블로그의 기운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렇게 네이버 블로그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담기 시작하며 나만의 공간으로 활용하던중, 첫 번째 수익형 블로그의 간접수익을 낼 수 있는 쪽지를 받게 된다. ‘안녕하세요 OO대학교 앞에 있는 OO곱창입니다. 글을 너무 재미있게 잘 쓰시는데 시간 되실 때 식사 한번 하러 오시겠어요? 아래 연락처로 연락 주고 오시면 준비해 두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당시 인천에 살던 나에게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 곱창을 먹기 위해 서울 북쪽에 있는 대학 근처의 곱창집까지 가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었지만, 처음으로 경험해보는 일이라 설레하면서 방문했던 기억이 있다. 오래전 일인데도 여전히 그 곱창집의 내부 인테리어나 음식이 기억나는 걸 보면 역시 처음은 강렬하고 오래 마음에 남기 마련인가 보다.
그 후 겪게 된 수많은 체험단과 원고 문의는 이제는 일상생활이 되어 익숙해졌지만, 그 당시에만 해도 센세이션했던 기억이 남아있어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것까지 체험단이 된단 말이야?’라는 것을 알려드리고자, 필자가 직접 경험했던 수익형 블로그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가. 식당/카페
식당과 카페, 요식업 쪽 체험단은 문의도 많고 선정도 상대적으로 쉽다. 그 위치까지 방문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는 블로거들만이 체험단을 신청하기 때문에 아주 고가의 음식이 아닌 이상 경쟁률이 그렇게 치열하지 않다.
필자는 160곳이 넘는 식당/카페를 체험단으로 다녀왔으며 처음에는 5만 원 전후의 일반적인 음식점들로 방문을 하다가 블로그 지수가 올라가면서부터 고가의 음식(참치, 레스토랑, 코스요리 등) 위주의 식당으로 방문을 했다. 여러 번 방문하게 되는 식당은 따로 사장님 연락처를 받아두고 방문하고 싶을 때 전화나 문자를 드리고 방문하는 것도 가능하다. 포스팅이 마음에 드셨기 때문에 대부분 흔쾌히 재방문을 허락해 주셔서 단골집처럼 다닐 수 있었다.
또한, 특별한 날이나 오랜만에 친구들과 맛있는 식사를 나누고 싶은 날에도 유용하게 이용한 식당 체험단이다. 가난했던 대학원 시절에는 친구들과 체험단으로 여러 음식점과 카페를 다니며 데이트를 했다. 5만 원씩만 계산해도 약 1800만 원 정도의 금액이 나오니, 자잘하지만 꽤 쏠쏠했던 간접 체험 수익이다.
나. 여행
체험단 사이트를 살펴보면 식당뿐만 아니라 여행/레저 카테고리를 모집하는 사이트들도 많다. 숙소나 레저를 체험할 수 있는 여행 상품들이 이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는 강원도나 제주의 체험단이 많은데 숙박업소나 놀 거리가 많은 여행지에서는 역시나 후기가 필요하다.
필자는 국내 여행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에서도 간접수익의 효과를 톡톡히 봤는데, 외국에 있는 한인 민박집을 방문했을 경우다. 예를 들어 유럽의 경우 유명한 여행지라면 지역마다 한인 민박이 있다. 런던, 파리, 로마, 프라하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여행지라면 대부분 한인 민박이 존재하고, 이곳 또한 위치는 외국이지만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숙박업소이기 때문에 후기체험을 할 블로거들을 종종 모집한다.
해외여행 특성상 민박집 체험은 1박 2일보다는 2박 3일 혹은 3박4일까지도 묵을 수 있도록 해주시고, 함께 가는 동반자까지도 숙소를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으며, 사장님과 친분이 생기면 단골집처럼 해당 지역에 여행을 갈 때마다 묵게 되는 효과가 있다. 덕분에 젊은 날 유럽여행을 갈 수 있는 저렴한 항공권 프로모션이 뜨는 날이면 숙박 금액 걱정 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었고 매년 1~2회 이상씩 유럽을 방문하며 견해를 넓힌 경험이 나의 사고 확장에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도 생각해보면 수익형 블로그를 만들어서 가장 스스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여행 카테고리의 체험단들을 다수 경험해 본 일이다.
다. 결혼 준비
결혼 준비를 하면서 신혼 여행비를 제외한 홀대여, 드레스 대여, 웨딩 촬영 등 모든 비용이 200만 원 이하였다. 결혼을 해 보신 분이시거나 준비를 해 보신 분이시라면 깜짝 놀랄 금액이다. 웨딩 카테고리는 특히 후기를 모으기 힘들고(대부분 평생에 한 번을 하는 결혼을 준비하는 블로거라니, 표본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수요는 많은 분야이기 때문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부분이 많다.
필자의 경우 1회성으로 가장 크게 수익형 블로그의 덕을 본 부분은 웨딩 촬영이었는데, 웨딩드레스 촬영뿐만 아니라 대여료만 400만 원인 한복과 100만 원 작가 촬영을 무료로 할 수 있었다. 해당 한복들은 영화에 협찬 되었던 한복들로 한 벌이 아닌 신랑 신부 각 4벌씩 준비되었으며, 전문 촬영 기사와 도우미 이모님까지 모두 다 올 인 원으로 진행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작가님 홈페이지와 한복집 브로셔에 들어가게 된다는 조건으로 촬영되었으며 원본 JPG 파일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림 6> 1회 500만원 체험단, 한복 웨딩 촬영
야외에서 진행된 촬영은 보통 궁을 배경으로 진행되었는데, 전통 당의와 색색이 예쁜 한복들을 입고 모델처럼 사진 촬영을 했던 그 시간이 멋진 추억으로 남아있다. 첫 번째 촬영에서 작가님의 마음에 드는 사진이 많이 나오지 않아 다시 스케줄을 잡고 두 번째 촬영까지 진행했는데, 덕분에 우리 부부는 매 계절 다른 컨셉의 웨딩 촬영 사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 결혼반지, 신혼살림 마련(가전 가구 등), DVD 촬영, 결혼식 당일 사진 촬영 등에도 블로그 포스팅 조건으로 꽤 쏠쏠한 할인을 받아 전반적인 결혼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다.
라. 미용 분야
나는 지금도 미용실을 가야 할 때면 명동의 대형 미용실 디자이너 선생님께 카톡을 보낸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머리할 때가 된 것 같은데 금요일 12시에 방문해도 괜찮을까요?’. 이렇게 손쉽게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펌을 하든 염색을 하든 영양을 하든 금액 상관없이 모든 헤어 관리가 무료이다. 비용을 지불한다면 보통 20만 원에서 30만 원, 혹은 그 이상의 서비스이다.
속눈썹 연장이나 반영구 화장 등은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서비스라 집 근처 가게를 방문하고,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의 배송 택배 체험단은 쪽지는 자주 오지만 왠지 내가 모르모트[4]가 되는 기분이라 사양 하고 있다.
미용 부분은 주기적으로 방문을 해주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내가 마음에 드는 곳에 꾸준히 갈 수 있도록 사장님과 이야기가 되면 더 좋다. 필자가 경험한 가장 큰 미용 체험은 단연 피부과인데, 얼핏 계산해도 1500만 원은 넘어갈 다양한 관리와 레이저 시술을 1년 6개월 이상 받았다. 해당 피부과는 지금도 전화로 예약하고 방문하면 내가 원하는 관리나 레이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마. 취미 분야
헬스장 개인 PT, 필라테스, 발레, 플라워 클래스, 서핑, 스쿠버다이빙 등 다양한 취미 분야의 체험단을 다녀보았다. 그중 필라테스의 경우 1년을 다녔고 매월 2회씩 포스팅을 했는데, 덕분에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이처럼 일회성에 그치는 일일 강좌들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수업들도 체험단을 모집하니 내가 꾸준히 배우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사장님과 말씀을 나누어 주기적으로 포스팅을 해드리고 지속할 수 있는 취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기타 택배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상품들(식품, 전자기기, 생필품)도 많이 있지만 위 굵직한 네 가지를 밝혔으니 나머지 것들은 상대적으로 자잘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배송 제품들은 직접 사용해도 좋지만, 직접 수익으로 전환하고 싶다면 중고로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수익형 블로그의 좋은 점은 지금도 내가 필요한 것이 생기면 체험단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 보고 신청해 방문하거나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부지런히 잘만 활용한다면 이보다 더 알뜰살뜰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아니 이런 것까지 체험단을 모집한단 말이야?’ 싶을 정도로 보면 볼수록, 파면 팔수록 신기한 블로그 체험단의 세계이다. 나름 쏠쏠한 재미가 있는 부분이니 현금으로 들어오는 직접 수익만을 수익으로 생각하지 말고 넓은 마음으로 다양한 체험단을 경험하는 수익형 블로그를 만드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라고 필자는 생각하며 추천하는 바이다.
[4] 실험용 생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