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이론
“상담사님,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난다고 하는데 엄청난 추남과 미인이 만나는 경우도 있고, 남자의 직업이 무척 뛰어난데 평범한 여성을 만나기도 하잖아요? 사람은 서로의 스타일이 있는 거지, 등급이 나눠진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한국에서는 대학을 갈 때, 언수외탐 평균 등급으로 원서를 집어넣게 된다. 그리고 합격이 결정된다. 마찬가지로, 연애 또한 몇 가지 과목이 존재하며, 이 과목의 평균 등급이 자신이 만날 수 있는 등급이다.
남녀의 과목의 가중치는 다르다.
대표적인 과목은
- 능력
- 외모
- 성격
- 지능
- 연애 스킬
- 내적 프레임
- 대체자를 만드는 능력
등이 있다. 사람마다 무엇을 중요시 여기는지 가중치는 다르며, 남녀의 성향도 다르다.
누가 봐도 외적으로 매력적인 여성이 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지극히 평범하다. 이 경우, 남자에게 알 수 없는 매력이 있는 것이다. 돈이 많거나, 자존감이 매우 높거나, 직업이 좋거나, 리더의 위치에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또는, 여자에게 남들은 모를 만한 하자가 있을 수 있다. 성격적으로 괴팍하거나, 정신적으로 매우 연약한 경우가 많다. 결국 등급이 맞기 때문에 만나는 것이다.
내담자들은 종종 ‘상대방이 너무나 완벽하다!’, ‘나보다 훨씬 좋은 사람 만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틀린 분석이다. 만약 상대방이 외적, 성격적으로 모든 면에서 내담자보다 압도적이라면 애초에 둘은 사귈 수 없다.
등급이론에 따라 사람은 비슷한 수준끼리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상대방이 정말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면, 내담자보다 더 가치 높은 사람을 만났을 것이다. 딱히 잘 모르겠다면, 상대방에게 어떤 알 수 없는 약점이 있거나, 내적프레임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혹은 심리적 문제가 클 가능성이 있다.
물론 예외는 있다. 각자 사람마다 취향차이가 두드러진다. 누가 봐도 별로인 여성이지만, 객관적으로 괜찮은 남자가 푹 빠지는 여자의 포인트가 있을 수 있다. 재회심리학에선 이 경우를 <절대적가치가 높다>고 표현한다. 이는 매우 흔치 않으며, 있다고 하더라도 한 과목의 가중치를 많이 받았을 뿐이다. 어느 정도 다른 등급이 무조건 받쳐줘야만 한다.
이 등급이론의 발전에 따라, 재회심리학의 분석 정확도는 몰라보게 진화하였다. 보통 남녀가 1-2년을 만나는 경우, 서로의 등급은 사실상 거의 동등하다고 봐야 한다. 만약 케이스에서 내담자가 "상대가 저보다 몇배는 낫습니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별 상황이기 때문에 내담자는 자존감이 낮아져 잘못된 분석을 하는 것이다. <재회의 원리> 초반에 다루었듯이, 서로 6개월 이상 만난다는 건 등급이 비슷하다는 뜻이다. 자신감이 위축될 필요 없다.
이런 맥락에서 내담자가 이런 말을 할 때가 있다. "상담사님, 전남자친구 대체자가 저보다 훨씬 어리고 예쁩니다…" "상담사님 전여자친구에게 남친이 생긴 거 같습니다. 저보다 훨씬 직업 좋은 남자인 거 같습니다" 이런 말을 하며 절망한다.
등급이론을 기억하라. 상대방이 나보다 압도적인 대체자와 만났다고 망상할 필요가 없다. 사실상 대체자와 나의 등급은 동일하다. 겉으로 보여지는 객관적가치는 나보다 나을 수 있으나, 총합 등급에선 대등할 가능성이 크다. 혹은 근소한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프레임을 높이는 전략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실사례가 궁금하다면, 아트라상에 있는 12년간 쌓인 베스트후기들을 읽어 보도록 하자.
위 개념이 어려울 수 있는데 천천히 생각해 보자. 책을 그만 읽고, 천천히 위 개념을 생각하며 10분간 걷고 오자. 핸드폰은 반드시 두고 나가야 한다.
등급이론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헤어지더라도 대체자에 대해 무서움이 줄어들 수 있다. 그리고 헤어졌다고해서 상대방보다 내가 못하다고 자책할 이유도 사라지게 된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