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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재회심리학 25가지 용어 총정리

메타신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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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신뢰감





"남자친구는 바람을 피웠던 인간입니다. 음… 바람까진 아니고 다른 여자랑 데이트 하다가 걸렸어요. 그래서 저는 계속해서 헤어지고 싶어했습니다. 남자친구는 계속 잡아주었고,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이 식어갔습니다. 


어느날 남자친구로부터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나도 지친다. 사실 너에게 말은 못했지만, 그 친구를 만났던 이유가 있었어. 너는 나에게 사랑도 주지 않았고 스킨십도 하기 싫어했지. 물론 너에게 말하지 않고 데이트를 한 건 잘못이야. 더이상 변명도 하기 싫고 연락도 하기 싫다. 잘 지내라. 진심으로 인생 처음으로 사랑했었어. 날 욕하고 살아도 돼. 다만 다음 사람에겐 조금만 더 잘 해줬으면 해.'


처음 문자를 받고 기가 찼습니다. 먼저 바람피운 인간이 누군데 큰소리야? 재수가 없어서 바로 차단해 버렸습니다. 처음엔 진짜 다신 상종 안 할 인간이라며 모든 친구들에게 욕을 했습니다. 하지만 1-2개월이 지날수록 전 남자친구가 보고 싶어 졌고, 남자친구가 그렇게 마지막에 말했던 것들이 계속 떠오르면서 “나도 잘못한 거 아닐까?” 계속 의문이 들었습니다.


전 남자친구와의 추억이 계속 떠올랐고, 제가 잘못했던 것들이 계속 떠오르면서 오히려 상대에게 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사소하게 챙겨줬던 배려들과 추억들이 계속 떠오르며 저를 괴롭혔습니다”

 



일반적으로 내담자들은 신뢰감을 높이기 위한 고민을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내담자는 상대방이 세상 몹쓸 짓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방과의 추억을 좋게 생각하거나 오히려 이별의 원인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상대방의 신뢰감은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프레임이 높기 때문에 '미화'가 되고 '상대는 좋은 사람'이라고 합리화가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면서 '메타신뢰감 이론'을 발전시켰다. 단순하게 신뢰감을 높이기 위해서 신뢰도를 높이는 말을 하는 건 1차원적인 일이다. 만약 프레임을 높인다면, 자연스럽게 신뢰감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신뢰감이 낮은 케이스에서, 오히려 신뢰를 깎으며 프레임을 높이는 지침을 쓰기도 하다. 초보 내담자들은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왜 상담사가 저신뢰감이라고 해 놓고, 신뢰감을 낮추고 프레임을 높이는 지침문자를 보내지?' 그건 바로 메타신뢰감 이론 때문이다.



만약 강력하게 상대방의 잘못을 비판하고 죄책감을 안겨주는 문자를 보낸다면? 상대방은 처음에는 내담자가 원망스럽겠으나 시간이 흘러갈수록 지침 문자를 계속 떠올리게 되고, 이별의 이유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게 된다. 내담자의 탓으로 돌리면 마음이 편하겠으나, 지침 문자에서 합리화를 못하도록 커버해두었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상대는 결과적으로 '나의 잘못이구나..' 생각하면서 내담자의 신뢰도를 높게 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