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프레임
“상담사님, 제 남자친구는 이름을 대면 다 알 정도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금수저에 누구나 부러워할 것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 남자가 자존감이 낮아서, 저에게 소심하게 군 것이라니요? 저에게 상처 받았다니요? 뭔가 분석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그냥 여자가 많아서 저를 버리려 하는 게 아닐까요? 제가 사연을 제대로 못 써서 상담사님이 잘못 분석한 거 같습니다.
상대는 항상 여자들이 대시하고, 그 언제라도 여자를 만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가 했던 행동들에 상처 받았고, 저에게 연락하는 것이 거절당할까 두려워 연락을 못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됩니까?”
내적 프레임은 연애에 대한 자존감을 뜻한다. 내적 프레임이 낮은 사람은 연애 유지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며,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상대방이 나를 안 좋아한다는 생각에 시달리며, 상대의 태도를 오해하여 불같이 화내기도 한다. 이 낮은 내적 프레임은 연애를 불행하게 만들고, 이별을 만든다.
평소에 자존감이 높은 것 혹은 보이는 것과는 별개이다. 일을 잘하고, 연예인처럼 멋지고 학벌이 좋다면 내적 프레임이 강한가? 꼭 상관관계가 있는 건 아니다. 상담사가 상담을 할 때 '상대방이 내적 프레임이 정말 낮군요'라는 대사를 할 때가 있다. 이때 꼭 초보 내담자들은 "상대방은 직업이 무엇이고, 키는 183에, 여자들이 쌓여있고.." 혹은 "제 여자친구는 모델이고, 주변에 남자들이 많으며..."라고 말을 한다.
내적프레임 바로알기 ①
내적 프레임은 객관적가치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이 내적 프레임의 형성은 선천적인 유전자, 유아 시절의 환경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물론 조건이 좋다면, 누군가를 유혹하는 것 자체에는 자신 있어 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계 유지와 유혹은 별개의 문제이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관계 유지에 실패해 왔다면, 연애 자체를 매우 두려워하고 상처에 대해 트라우마를 가질 수 있다.
상위 0.01%의 외모를 가진 여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반복적으로 연애 유지에 실패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 여성은 얼마나 매력적이냐와 상관없이, 연애에서 지속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남자친구를 믿지 못할 수 있다.
내적프레임 바로알기②
상담을 하다 보면, 서울대, 강남에서 자란 남녀들은 자존감이 매우 낮은 경우를 자주 본다. 인간은 전체 집단으로 나를 비교하지 않는다. 주변 사람과 자신을 비교한다. 인간의 특성이 그렇다. 하루 끼니를 굶는 빈민국의 가난한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게 아니라, 바로 옆 집 사람과 자신을 비교한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객관적으로는 매우 뛰어난 연예인 급의 외모를 지녔다 해도, 모델 에이전시에 속해 있으면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 비교 대상들이 비슷한 탑 연예인들이기 때문이다. 상담에서 이런 사례를 수없이 봤다.
내적프레임 바로알기③
이런 원리에서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대기업 재벌 3세는 자존감이 높은가?' 나는 이에 대한 답변으로 '오히려 낮을 수 있다'라고 답할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사업가로서 꽤 성공하면서, 재벌3세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
나는 이들을 바라볼 때 '자존감이 킹왕짱'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들의 내적인 경쟁상대는 자수성가를 이룬 할아버지, 아버지, 형제, 다른 대기업 재벌3세의 성취 등이다. 비교군 자체가 막강하기 때문에 내적으로 "나는 최고다"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환경이라 볼 수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내적프레임은 상대적인 것이다. 또한, 객관적가치가 높다고 해서 내적프레임이 높은 것도 아니다. 처음 유혹 단계에선 성공 경험이 많아 자신이 있을 수 있지만, 연애가 시작된 후에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내적프레임이란, 연애에 대한 자존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상대의 객관적 가치가 높다고 해서 '내적프레임이 높다'고 판정해선 안된다. 상대의 '불안'에 빈도수를 관찰하고, 행동 패턴을 보고서 분석해야 한다.